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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8-12-04 09:20:56
추천수 2
조회수   791

제목

비오는 날..

글쓴이

조창연 [가입일자 : 2014-08-08]
내용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어제 아침,

치과진료가 있는 날이라, 차 시동을 걸고 출발했습니다.

비가 오면 어느분은 힘이난다는 글도 본거같은데,

저는 몸이 움츠러들며 기분이 가라앉습니다.

내내 날씨가 좋았는데, 왜 어디 가는날 비가 오는걸까?

이런 생각이 드는것도 심신이 다운되어 부정적으로 바껴지는듯 합니다.

비는 나와 상관없이 그냥 내리는건데..

내가 어디 가는날 비가 오는게 아니라,

비가 오는 날 내가 어디 가는거 뿐인데..

날씨가 내 감정을 고려하며 흐리고, 개이고, 바람불고 하는거 아닌데,

내 스스로 날씨의 영향을 받는듯 합니다.


 

병원이 있는 건물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치과 자동문 안으로 들어서니,

항상 맞이하던 접수보는 분이 밝게 웃으며 인사를 합니다.

아가씬지 아즈맨지 알수 없지만 삼 십 대 중반쯤으로 보입니다.

바쁠때는 이 분이 직접 마스크를 쓰고 들어와 보조업무도 보던데,

에너지가 넘치고 밝은 표정과, 세련된 몸짓과, 몸에 배인 친절함으로,

환자들에게 심적안정을 안겨줍니다.

왜 이 분에게 접수업무를 맡겼는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더군요.




오늘은 일주일전에 본을 뜬, 왼쪽 아래치아를 마무리 하는 날입니다.

예약시간에 맞춰왔는데,

위생사님 처자가 제게 오더니,

"죄송한데 기공실에서 보완할 부분이 있어 30 여 분 더 기다리셔야할것 같은데, 괜찮으시겠어요?"

괜찮으니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기다리고 있자니 접수데스크에서 전화벨이 계속 울립니다.

저절로 들려오는 접수보는 분의 목소리가,

오늘은 원장님의 오후진료가 없다, 그러니 예약은 안된다,

오전중에 오시더라도 진료를 받으려면, 기존 예약자 때문에 많이 기다리셔야 한다.

뭐 대충 이런 내용이더군요.

그런데 이게 한 두번도 아니고, 제가 앉아있던 그 짧은 시간에 열통이 넘게 전화가 옵니다.

그때마다 같은 말을 앵무새처럼 무한반복하는데, 참 스트레스 많이 받겠구나 싶더군요.

더구나 감기가 심하게 걸렸는지 연신 콜록콜록 기침을 하는데,

몸이 안좋으면 집에서 좀 쉬지.. 그 모습이 참 안스러워 보이더군요.




오늘 왼쪽을 마무리하면, 음식을 씹는게 한결 편해지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며 앉아있는데,

드디어 접수보는 분이 제 이름을 부르더니, 직접 저를 안으로 데리고 들어갑니다.

진료를 보는 원장님이 치아를 끼워넣고, 딱딱 깨물어 보세요, 지근지근 좌우로 갈아보세요 하며,

불편하지 않으세요? 하고 묻는데,

뭐가 잘 안맞는지 좀 불편하더군요.

편하지는 않다고 했더니,

기공사님이 맞게 해드릴겁니다. 하며 다른 환자에게 가고나서,

기공사님이 오시더니 치아를 교정하여 한결 나아졌습니다.

접수보는 분이, 치아를 끼워주며,

오늘은 임시로 끼워드릴거니까 몆 일 식사를 해보시고,

괜찮으면 그때 다시 마무리 해드릴거예요 하는데,

아.. 오늘도 안되는구나 살짝 짜증이 났습니다.

그동안 좋아하는 음식을 마음껏 씹을수 없다는게 스트레스였거든요 ㅎ ㅎ




진료실을 나오며 입구에 있는 거울을 보며 입을 벌려보니,

방금 붙인 어금니사이 홈에, 하얗고 조그만 재료찌꺼기가 보입니다.

접수 보는분께 다가가,

여기 하얀게 끼어 있는데요 했더니,

그때까지도 연신 사방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있던 그 접수보는 분이,

"그건 집에 가셔서 칫솔질 하시면 빠져 나올거여요."하는데..

제가 사람의 표정동선을 읽는데는 좀 빠르거든요..

그 모습에서 짜증만땅이라는 표정이 확 읽혀지는데,

순간적으로, 내가 공짜로 진료받는거 아닌데, 마무리는 확실하게 해줘야 하는게 아닌가..

뭐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아.. 비가 오는구나.

감기가 걸렸구나.

빗발치듯 전화가 오는구나..

이리 생각하니,

아! 내가 잘못했네 잘못했어.. 이리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ㅋ ㅋ ㅋ

미안한 마음이 들어,

"감기 얼른 나으세요" 라는 말을 하고 나오려다가,

이마저 관두었습니다.

내 몸이 아프면, 세상 그 어떤 말도 다 귀찮다는걸 알기 때문이죠.

 




아닌게 아니라 집으로 돌아와 칫솔질 몆 번 하니,

그 하얀 찌꺼끼는 금방 빠지더군요.

글을 쓰는 지금 창밖을 보니 또 비가 내리는군요.

제가 한여름 시원하게 쏟아져내리는 소나기는 좋아하지만,

이렇게 추적추적.. 떠난님 때문에 흐르는 눈물처럼, 꿀꿀하게 내리는 비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거든요.

아무튼,

비도 그치고,

접수보는 분의 감기도 빨리 나아,

다음 치과방문때는 그 환하게 웃는 미소를 다시 봤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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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효 2018-12-04 09:56:44
답글

비오는 날의 단상
오늘의 주제는 "배려" 로 보이는 군요
얼른 치아치료를 끝내고 맛난거 많이 양껏 드시기 바랍니다.
저는 차일피일 미루기만 합니다.
보험도 된다는데 임플란트 기간동안 금주라니....
오늘 도착하는 배상면주가의 고구마술과 연어회만 먹고 다음주 부터 꼭 치과에 가야지 맘 먹습니다^^

조창연 2018-12-04 10:09:29

    은효님 첫댓글 감사합니다^^
치과치료는 빠를수록 좋습니다.
늦을수록 불편한것도 심해지고 비용도 더 많이 듭니다.

그나저나 배상면주가, 고구마술, 연어회.. 생각만 해도 침이 꼴깍 넘어갑니다.
먹고싶은걸 참는거도 고통이군요 ㅋ ㅋ

전성일 2018-12-04 09:59:41
답글

혹시 마을 도서관이 있으면 온다리쿠 저, [꿀벌과 천둥] 이라는 책을 빌려보시죠. 저도 최근에 읽어 보았는데..

본문을 읽다보니 갑자기 생각이 나더군요. 이 책을 보시면 앞으로 비오는 날 쇼팽을 영접하시지 않을까 하는...^^

조창연 2018-12-04 10:20:05

    성일님 댓글 감사합니다.
그전엔 책을 참 많이 읽었는데,
얼마전까진 먹고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담쌓은지 한 참 됩니다.
책 제목만 봐도 격조있고 고상함이 연상되는데,
클래식만 들으면 잠이 쏟아지는 저같은 사람이, 쇼팽영접이 잘되려나 모르겠습니다 ㅎ ㅎ

이종철 2018-12-04 10:43:08
답글

비오는 날은 아폴로디테스 챠일드의 Rain And Tears 같은 음악이 좋더군요...@&&

조창연 2018-12-04 10:58:26

    종철엉아.. Rain And Tears 라 하셔서,
제가 아는 가수는, 데미스 루소스가 부른것만 떠올라,
아프로디테스 차일드 라는 가수가 또 있나 검색해봤더니,
이게, 데미스 루소스가 속해있는 그룹 이름이었군요 ㅎ ㅎ
제 무식이 몸부림치는걸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ㅋ

김승수 2018-12-04 11:27:33
답글

본문보다 더 먹지구리한 댓글을 쓰려고 짱굴리는데 ...





























우이쒸 !!! 밖을 보니 그만 비가 그쳤네 .. 점심이나ㅡㅡ;;

조창연 2018-12-04 11:36:03

    돌뎅이넝감님.. 그렇다면....













비그쳤을때 어울리는 먹지구리한 댓글을 다시 써주세요~

조영석 2018-12-05 22:30:06
답글

심성이 저렇게 착하기도 힘든데...

비오는 날 치과를 들려 감기걸린 간호사나 간호해주고 올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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