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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의 말로
자유자료실 > 상세보기 | 2014-12-31 22:11:56
추천수 83
조회수   3,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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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조한욱 [가입일자 : 2010-05-05]

제목

독재자의 말로
내용





소련의 영향권에서 독자 외교 노선을 천명한 동구권 지도자가 있었다. 소련이 체코슬로바키아에 침공하여 ‘프라하의 봄’을 와해시키려 했을 때 그는 소련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때 그의 인기는 자국은 물론 서방에서도 최고조였다. 그러나 차우셰스쿠는 이후 개인 우상화, 언론 탄압, 족벌 체제, 공포 정치 등 유례없는 악행을 저지르며 혹독하게 루마니아를 유린했다.

 


1971년 그는 아시아 순방 중 접한 북한의 주체사상과 김일성 개인숭배에 경도되어 자신의 우상화 작업을 단행하기 시작했다. 국가평의회 의장과 대통령을 겸해 명실상부한 일인자가 된 그는 대법원장과 검찰총장을 멋대로 임면했으며, 남발한 포고령에 의존해 통치함으로써 헌정질서를 파괴했다.

 

인권유린의 극단적인 예가 ‘포고령 770’이다. 출산율 저하가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고 판단한 그는 피임과 낙태를 금지시키는 법안을 강제했다. 출산 정책에는 무리수가 따를 수밖에 없었다. 모든 여성이 다달이 산부인과 검진을 받아야 했고, 비밀경찰이 병원을 감시했다. 어쨌든 그 법안의 단기적인 효과로 베이비붐이 일어나긴 했다.

 


수십명의 친인척을 동원한 그의 족벌정치는 독재자들 특유의 배신에 대한 두려움에 기인했다. 2000만 국민을 감시하기 위해 300만개의 도청기를 설치하고, 친위대를 만들어 공포 정치의 도구로 사용하며 정규군보다 우대했다. 무리한 공업화 경제 정책은 엄청난 외채를 낳았는데, 언론을 장악해 경제 파탄 사실을 철저히 숨겼다.

 


영원할 것 같던 그의 통치는 연례행사였던 1989년 대통령 지지 대회에서 무너졌다. 대열의 후미에서 야유가 시작됐고, 곧 군중은 독재에 저항하는 시위대로 급변했다. 이 역사적인 장면이 생방송으로 나갔고, 군대마저 시민 세력에 가세해 결국 차우셰스쿠는 몰락했다. 속결로 처리된 그의 공개처형도 생방송으로 중계되었다. 루마니아 국민이 받은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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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욱 2014-12-31 22:14:31
답글

원래 지난 주 크리스마스에 맞춰 썼던 칼럼인데, 그날 지면을 축소한다 하여 이번 주로 연기되었습니다. 지난 주나 이번 주나 독재자의 말로는 마찬가지겠죠.

이인근 2014-12-31 22:26:27
답글

친인척을 동원한 족벌정치는 여기 이나라에도 존재하죠
대체 이나라에도 과연 새벽이 올것인가를 도저히 가늠을 못하는현실입니다

조한욱 2015-01-01 03:06:01

    족벌정치 뿐 아니라 뭐 하나 뒤쳐질 게 없죠.

이민재 2014-12-31 22:51:54
답글

제 생애에 "독재자의 말로"를 강렬하게 느낀 것은 우리나라의 박대통령이었습니다. 어려서 어찌나 철저한 교육을 받고 자라났는지 그 이외에는 최고 통수권자가 될 수 없는 줄 알았습니다. 한마디로 종신통령이었지요. 이러한 저의 미몽을 건져준 이는 다름아닌 울며 겨자먹기식(?설명을 필요로 하나 지면 관계상 접기로 하지요) 하숙생 형님들이었지요. 말로만 거창하지 하숙이라고 해봐야 대개는 시골 집안 친척이었지요. 당숙의 아들이니 촌수로는 6촌, 아재의 자녀들이군요

어린 나이에 박대통령의 독재를 알고 북한 김일성의 우상숭배와 무자비한 탄압을 가감없이 들으니, 남북한 공히 우리 민족은 왜 이렇게 박복한 것인가? 우리는 언제까지 이러한 예속된 노예의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인가? 그러나 그 당시의 어린 저는 풀 수 없는 수수께끼 였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10.26 이때를 생생하게 똑똑히 기억합니다.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았다." 김재규중앙정보부장의 진술을 말입니다. 그리고 서울의 봄과 그 후의 군부독재의 나날들과 6.10민주항쟁과 양김의 분열에 이은 어부지리 군부정권의 연장(줄임)

1989년 말로 기억되네요. 왕(최고 통수권자)을 단두대에 세울 수 있는 서양 변방나라가 부러워 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저렇게 최고 통수권자가 잘못을 범하면 처벌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함에(단죄하지 못하는 나약한 시대정신) 고개가 숙여지고 부끄러워졌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날리는 글이 개발새발- 휴대폰으로 작성)

조한욱 2015-01-01 03:07:33

    저도 그 날을 똑똑하게 기억합니다만, 왜 그렇게 헛웃음이 나던지...

용정훈 2014-12-31 23:02:24
답글

저 체제하의 한 여성의 낙태기를 그린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의 "4개월 3주 그리고 이틀"은 제가 본 영화중 가장 강렬한 충격을 줬던 영화입니다. 걸작이지만 다시 본다고 생각하면 부담감이 엄청난 작품이었죠.

올해도 조한욱 선생님의 좋은 글에서 통쾌함을 느끼고 또 위안도 얻었습니다. 앞으로도 건필하시길 바랍니다.

조한욱 2015-01-01 03:08:30

    얼마 전에 그 영화에 대해서도 칼럼을 썼었죠. 오랜만이에요. 정훈님도 새해 건승하시길.

김병구 2014-12-31 23:43:53
답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받으시고 건강하세요^^

조한욱 2015-01-01 03:08:50

    병구님도 새해 복 많이^^

최재원 2015-01-01 10:43:54
답글

울 나라에서는 매국 친일파들의 말로에 대해서 연구해 봐야 됩니다.

조한욱 2015-01-01 13:59:03

    연구가 아니라 말로가 오도록 만들어야죠.

오희성 2015-01-01 10:46:50
답글

그시절 체코가 이곳에서 재현될 가능성이 전무하다는게 슬퍼집니다.

조한욱 2015-01-01 14:00:22

    봄은 오겠죠.

박병주 2015-01-01 10:50:02
답글

정초에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지난 다카키 마사오가 그랬듯이
또 다른 김재규 열사를 기다려봅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좋은글 많이많이 부탁합니다.
건강하십시오!
감사합니다.
ㅠ.ㅠ

조한욱 2015-01-01 14:00:51

    병주 을쉰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김길권 2015-01-01 12:52:36
답글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계속해서 좋은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오늘자 한겨레 뉴스에서 60대 이상은 박정희를 절대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았습니다.
이들은 박근혜 와 여당을 지지해 주고 있는 절대 세력으로 적극적이고 그 수도 엄청납니다.
이런 현상을 실버 민주주의라고 표현 하던데 얼마전 일본 자민당이 노인층의 절대적 지지로 재집권했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세대교체 없이는 박근혜 다음에 또다른 독재자가 나올거라는데 100원 걸고 싶습니다.
너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조한욱 2015-01-01 14:01:55

    젊은이들이 패기를 잃게 만드는 사회라는 게 더 큰 문제 같기도 합니다. 어쨌든 힘 내시죠.

권태형 2015-01-01 15:14:04
답글

좋은 글이네요.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조한욱 2015-01-01 21:23:17

    비슷한 걸 바라는 마음에 그렇게 보이겠죠^^

주명철 2015-01-01 15:25:08
답글

차우세스쿠는 자신에게 주먹을 흔드는 군중이 자신을 환호하는 줄 착각했습니다.
야유인지 환영인지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약한 늙은이가 곧 현실을 깨닫고 헬기를 타고 도망치다 잡혀
목숨과 돈을 맞바꾸자고 했다죠.

역사가에게는 그 다음에 일어난 일이 더 안타깝습니다.
성난 군중이 비밀경찰 문서를 마구 훼손하였는데, 그 문서는 그들의 죄상을 밝혀줄 사료였다는 것입니다.
1789년 파리에서 바스티유를 정복한 사람들이 한 일과 200년 뒤 루마니아 사람들이 한 일이 그렇게 닮았습니다.

조한욱 2015-01-01 21:24:07

    그 뒤 그런 일이 있었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차진수 2015-01-01 16:24:35
답글

한겨레에서 항상 좋은글 보고있습니다^^

그나저나 우리나라에도 대박선물 같은건 없을까요 ??

조한욱 2015-01-01 21:25:08

    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바라는 마음이 굴뚝 같은데요...

최영렬 2015-01-02 00:52:01
답글

잘 읽었습니다. 항상 건강하셔서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조한욱 2015-01-02 08:53:22

    고맙습니다. 건강해야 하는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박종열 2015-01-02 02:51:55
답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유신교육을 철저히 받은 유신세대입니다. 저는 최소한 박통이 김일성보다는 장수할 줄 알았습니다. 글구 울 나라는 최소한 김일성체제 보다는 훨 낳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당시 미쿡 언론의 평가가.... 거의 같은 수준으로.... 아주 근소한 차이로 우리의 민주화 수준이 쬐금 높다는 걸 알았고.... 외군인들은 뭐.... 도찐개찐이리고 생각하더군요. 상당한 충격이었습니다.
근데.... 그걸 아직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데.... 정말 분노를 느낍니다. 진정한 사과 한마디면 되는데....

조한욱 2015-01-02 08:55:10

    전에 받았던 커피 맛있게 잘 마셨어요. 감사하다는 말씀도 전하지 못했는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실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이렇게 얘기합니다. 우리나라가 조금 잘 사는 것 같다고 자부심을 갖지 말라. 인권 수준에 있어서 아프리카, 동남아의 국가만 못하다. 그걸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고 말이죠.

황준승 2015-01-02 11:07:38

    맞습니다. 저도 필리핀 가서 느꼈어요.
우리나라가 최근 20여년 동안 인권이 상당히 후퇴한 면도 느껴집니다. 특히 대기업 노동자들...
우리나라 마트에서는 손님이 왕 대접을 받으려 하고, 점원은 굽신거리고,
[이 물건은 할인이 안되십니다] 하는 둥 물건에까지 존칭을 쓰는 사태까지 이를 지경인데요.
소량 계산대에도 카트 밀고 들어오면 거부하지 않는데요
필리핀은 그냥 원칙대로 하더군요. 모르고 노인 계산대로 가니 냉정하게 계산 거부 당했어요

조한욱 2015-01-02 15:49:22

    금방 잊는 것도 문제인 것 같습니다. 남양의 갑질에 그렇게 불매운동이 들끓었다가도 이제는 사라진 것 같아요. 끈질기게 해야 하는데 말이죠.

서경식 2015-01-02 09:31:02
답글

정초부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올해는 떡 먹을일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조한욱 2015-01-02 15:46:56

    떡에 참 많은 의미가 함축되어 있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박종률 2015-01-02 11:47:16
답글

역쒸 명문입니다.

조한욱님 덕분에 정초부터 정말 좋은 글을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조한욱 2015-01-02 15:47:25

    종률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yhs253@naver.com 2015-01-02 19:03:37
답글

늘, 피가되고 살이되는 글 잘읽고 있습니다..
대한항공 사태를 보면서 ,,,남양은 껌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와중에 복수한다고 갑질까지 하고,
이참에 대한이라는 이름을 뺐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금방 잊고 금방 식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조한욱 2015-01-03 13:33:51

    호삼님, 새해에도 좋은 글 많이 부탁 드려요^^

손영진 2015-01-02 21:27:56
답글

독재자는 국적불문 성별불문 아작내야죠. (-_-)

조한욱 2015-01-03 13:34:30
답글

성별 불문이 특히 와닿습니다.^^

이종호 2015-01-03 21:27:19
답글

제가 닭볶음탕과 닭한마리를 좋아합니다...닭잡는 일들이 많아졌으면....폐계...ㅡ.,ㅜ^

조한욱 2015-01-03 22:25:46

    근데 맛도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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