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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위의 시간
자유자료실 > 상세보기 | 2014-10-01 19:24:12
추천수 46
조회수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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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조한욱 [가입일자 : 2010-05-05]

제목

십자가 위의 시간
내용



(사진은 로버트 포겔)

1974년 미국에서 흥미로운 경제사 책이 나왔다.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뉴스위크>를 비롯한 저명 언론 매체에서 서평을 실으며 주목했으니 경제사로는 이례적으로 큰 관심을 받은 책이었다. <십자가 위의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그 책의 주제는 미국 남부 흑인 노예제의 역사다. 제목만으로도 노예제가 고난과 시련의 역사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주제의 책이 처음도 아니었는데 왜 유독 이 책에 관심이 집중되었을까? 흑인 노예제의 역사는 역사가의 출신 배경에 의해 서술 내용이 확연하게 달라진다. 남부 출신의 역사가들은 노예제가 그다지 가혹한 제도가 아니었음을 강조하는 반면, 북부 출신의 역사가들은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밀면서 그 몰인격적인 착취의 현장을 고발한다. 다른 한편으로 백인은 이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할 자격이 없다고 말하는 흑인 역사가도 있다.

 

이렇듯 민감한 문제에 대해 이 책의 공저자인 로버트 포겔과 스탠리 엥거먼은 계량적 수치를 이용해 가치중립적인 숫자가 말하게 하자는 계량의 방법을 도입했다. ‘미국 흑인 노예제의 경제학’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유다. 이들은 흑인 노예가 일주일에 받았던 채찍질의 횟수라든가 그들이 하루에 섭취한 식량의 총 칼로리를 수치화해 통계자료를 만들었다. 그렇게 도달한 결론은 통념과 달리 노예제가 수익성 높은 효율적 경제 제도이며, 흑인 노예가 섭취한 칼로리가 북부 백인 노동자보다 떨어지지 않았기에 대우도 나쁘지 않았다는 논리였다.

 

기본적으로 노예가 매매되는 물건이었다거나 그들에 대한 채찍질이나 감금 자체가 갖는 도덕적 부당성을 염두에서 제외시킨 결과였다. 노예제의 역사에 부담을 느끼는 미국인들의 가책을 덜게 하는 데 일조한 주장이었으나, 그 효과는 일시적이었다. 오늘날 이 책은 “찻잔 속의 태풍으로, 과감하나 신빙성 없는” 저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숫자에만 의존하는 역사가 갖는 숙명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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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항 2014-10-01 19:58:03
답글

우리도 보이지 않는 사슬의
노예제 속에서 살고 있음돠....~.~!!

조한욱 2014-10-02 07:33:22

    그러게 말입니다.

김재만 2014-10-01 20:54:16
답글

식민지 근대화론과 비슷한 입장이었나 봅니다.

조한욱 2014-10-02 07:33:51

    네, 비슷한 점이 많이 있습니다.

진성기 2014-10-01 23:07:22
답글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dyat2001&logNo=70176666903

이런 관점보다는 나은듯 합니다.
여기도 몇가지 숫자를 나열하여 비시정권을 옹호 하고 있습니다.
김구에 대한 평가는 어이가 없고요.

조한욱 2014-10-02 07:41:09

    찾아가 보니 가치관이 없이 사실(이라고 보이는 것)에만 집착하는 오류를 보입니다.

한상우 2014-10-01 23:36:45
답글

수치화나 통계의 오류등등의 경제학적인 논리로는 반론의 여지가 없나요?

용정훈 2014-10-02 01:34:02

    식민지근대화론 (수량경제학) 연구의 중심지 인 낙성대연구소 출신중에서도 수치 중심의 해석에 반대하는 연구자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 허수열이라는 연구자인데, 외견상 수치가 양호하더라도 경제구조가 왜곡되어 있으면 진정한 발전이라고 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연구를 진행한 학자죠. 나온지 꽤 되었다가 개정판을 새로 냈는데 이도 다 품절이군요.

조한욱 2014-10-02 07:30:42

    허수열 교수가 낙성대 출신인가요? 거기에 반대하는 글을 꾸준하게 써온 분으로 알고 있는데요.

조한욱 2014-10-02 07:32:56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im2959&logNo=20034536188
이건 일단 허교수의 낙성대 연구소에 대한 비판입니다.

조한욱 2014-10-02 07:39:57

    특히 Herbert Gutman이라는 역사가가 이들 통계자료의 오류를 지적했습니다. 제한적인 자료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선택적으로 사용한 것도 지적했고, 게다라 통계화될 수 없는 요인들을 무시한 것, 이를테면 공개적인 채찍질이 다른 흑인들에게 가한 압력, 게다가 흑인 노예들이 백인들의 프로테스탄트 노동 윤리를 받아들였을 것이라는 그릇된 전제 같은 문제들도 거론했습니다.

용정훈 2014-10-02 11:56:26

    네, 지금은 견해차가 크지만 낙성대연구소 창립멤버로 알고 있습니다. 저보다 훨씬 자세하게 아시겠지만 그래서 처음에 허수열 교수의 본격적인 비판이 시작되자 처음으로 수량경제학적인 방법론에 의한 식민지 근대화론 비판이 나왔다고 이슈가 되었었거든요.

김용민 2014-10-02 00:00:27
답글

조선시대 양반집 종이 양민보다 잘 먹었다는 통계나 다름 없군요

조한욱 2014-10-02 07:31:28

    여물이 밥보다 칼로리가 높을 수도 있죠.

고동윤 2014-10-02 12:29:40
답글

그런 효율적인 제도는 합법화하고 조직화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입니다. 무작위 추첨으로 노예를 선발해서 운영하는 게 좋았을 것 같고, 당연히 백인 노예 비율이 훨씬 높게 되겠지요. 저 학자라는 사람들은 적극 찬성하겠지요?

황준승 2014-10-04 11:07:22

    자발적인 노예제와 군대와의 차이점이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모병제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징집제라 하더라도 당연히 가야하는 걸로 생각 하잖아요
근데 막상 입대하면 그때부터는 기본권이 제한되고 나오고 싶어도 나오지 못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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