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GENELEC인가?
오랜전부터 스피커와 앰프를 바꿈질 해가며 좋다고 알려진 기기들을 예산 범위 내에서 바꾸어 들어보았다. 어떤 것은 하루만에 장터에 내놓은 것도 있고 또 어떤 것은 15년 넘게 자리를 차지한 것도 있었다.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바꿈질 병이 도졌던 것은 아마도 나름의 스트레스 해소방법이었을 거라고 위안을 하면서 꾸준히 음향 기기에 대한 지출을 늘리며 자기합리화의 병에 빠졌던 것 같다.
한동안 바꿈질이 멈추고 음악감상에 대한 열정도 식어 일상이 재미없었던 적이 있다. 잠도 잘 오지 않고 드라마, 영화 등 뭘 봐도 재미가 없었으며 좋은 기기에 대한 갈망도 식었다.
그리고 첫째 딸아이가 시집을 가고 손자를 낳고 아이를 돌보면서 세월이 빠르게 지나갔다.
혼자만의 사무실이 생기고 집에 있던 기기들을 하나 하나씩 옮겨 묵은 때를 벗겨내고 소리를 가다듬어 갈 즈음 서서히 옛날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 샘솟았다. 다시 중고 장터를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가지고 있는 기기들에 조금씩 실증이 날 무렵 둘째가 독립을 하게 되었다. 갑작스런 목돈이 필요해져 있던 기기를 내놓았는데 10분도 안되 구입자가 나타나고 제2,3 구매자가 줄을 섰다. 그동안 뿌렸던 수업료가 아깝지 않았다. 아 이렇게 좋은 기기였구나, 한번 나가면 다시는 평생 구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어쩔수 없이 팔게 되었다.
그리고 몇 달 후
퇴직후에 걸맞는 시스템을 다시 구축해야겠다는 욕구가 솟았다. 돈은 아주 무리를 하지 않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요즘 젊은이들의 감상 트랜드를 알고자 했다. 오랜 시간이 들었다.
기존의 아날로그 감상에서 디지털 감상의 시대로 접어 든 걸 알 수 있었다. 유튜브 등에 너무도 좋은 음원이 널려 있었다. 그렇다면 아날로그와 디지털 감상을 병행할 수는 없을까?
오래전 8030 제네렉을 사용한 적이 있었다. 한 5년 정도 잘 들었던 거 같은데 당시 피아노 소리가 너무 기계음에 가깝게 들려 장터에 팔고 다시 패시브로 돌아갔던 기억이 있다.
그 사이 핀란드 회사 제네렉은 전 세계 프로스튜디오 시장을 장악하는 회사로 발전해 있었고 당시 너무 비싸(기본이 개당 500만 이상)엄두도 내지 못했던 대형기에 관심이 갔다. 왜 스튜디오 모니터 시장을 이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을까? 대형기를 한번 경험해보고 싶었다. 더구나 대형기는 아나로그와 디지털 입력 둘다 가능했다. 83시리즈 더 원 시리즈는 동축으로 우퍼가 내장되어 별도의 서브우퍼도 필요없을 것같았고 예상은 적중했다.
8361A동축 최고 사양을 들인 후 한동안 아나로그로만 감상했다. 디지털 입력 방법은 너무 어려웠다. 케이블도 생소했고 무엇보다 중간 기기에 대한 고민이 많게 만들었다. 오디오인터페이스는 대체로 고가이고 스트리밍 소스기기는 오렌더 A1000정도는 되야 제대로 된 소리가 나올 것 같았다. 8361A를 들이기 전 제네렉 홈버젼 G5를 한번 들어봤는데 너무도 훌륭한 소리를 내주었다. 그 전의 8030과는 비교불가할 정도. 하지만 퇴직 후 별도 공간이 마련되면 감상할 기기를 찾고 있던 터라 조금 무리를 해서 8361A를 구입하였다. 물론 GLM기트도 함께 구입하였고 놀라울 정도로 룸튜닝을 해주었다.
가지고 있던 네임 아톰에 프리아웃으로 8361을 물렸는데 CD아날로그 입력도 훌륭하고 무엇보다 무손실 스포티파이를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어 너무 편리했다. 음질도 매우 훌륭했다. 더 좋은 소스를 찾고 싶어 요즘 잘 나간다는 윔프로, 오렌더A1000등을 구입 연결했지만 실망스러웠다. 오렌더는 네임급의 소리를 냈으나 무엇보다 기기 활용이 너무 어렵고 조작에 따른 반응이 느렸다. 오히려 네임 아톰 프리아웃의 소리가 더 좋았다. 바쿤 DDC를 연결해보았지만 디지털 세팅방법이 서툴러 바로 방출하고 지금의 RME ADI PRO 20주년 AE버전(독일 산으로 오디오인터페이스 계에서 정평 나있는 모델)을 아주 운 좋게 얻을 수 있었다. 아날로그 출력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프리아웃 기능이 있어 CD음원도 함께 즐길 수 있어 좋았다.
두어 달의 공부 끝에 드디어 디지털 연결이 가능해졌다. 동축을 두가닥으로 분리 시켜 저항단자로 AES로 제네렉과 연결했다.(당시 제네렉끼리 디지털프리 병렬 연결방법이 있다는 걸 모르고 동축을 두가닥으로 분리했다. 동축 분리케이블은 미국에서 별도 주문)
그리고 제네렉 SAM시리즈의 핵심인 GLM의 디지털 아웃을 공부해 가며 드디어 세팅 완성
와 이런 소리가 디지털 아웃이구나!
노트북의 콩라디오를 트는 순간 아 FM송출이 이 정도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연결해 음원에 따라 바꿔가며 듣는 재미가 있고
Genelec 8361 디지털 입력으로 감상하는 무손실 음원 대편성 오케스트라는 음원 소스의 녹음 정도를 정확히 모니터링하여 현대 녹음의 정수를 만끽하게 한다. 구 녹음은 바쿤 앰프와 풀레인지의 아날로그 감상이 그 맛이 나는데 반해 90년대 이후의 녹음은 Genelec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유튜브로 감상하는 비긴어게인, 우리들의 발라드 등 보컬 녹음 또한 현장감을 그대로 재현하며 가수의 입술소리까지 들릴 만큼 해상도가 뛰어나다. 베이스가 강한 재즈는 자극적이지 않고 넓은 공간감을 선사하여 피곤하지 않다. 바흐의 파이프 오르간은 성당에 와 있는 착각을 들게 할 정도이다.
이제 퇴직 후 감상할 공간만 고민하면 되겠다. 하하 즐겁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제네렉 83** THE ONE 시리즈는 페라리 급
RME 오디오인터페이스는 제네시스 급이라 할만하다.
더 이상의 업그레이드는 없고 이젠 다양한 음원 소스만 찾으면 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