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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거지같았던 직장 생활의 비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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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1 12:24: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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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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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거지같았던 직장 생활의 비애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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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가입일자 : 2001-12-12]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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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이야기고요.
전에 한 번 이야기한 적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 회사 사장님이 성격이 모나신 분이라 기사 아저씨가 2개월을 버티지 못했습니다.
제가 근무하던 2년간 6명이 바뀌었죠.
그러다가 그 자리가 공석인 때인 어느 날
사장님이 저보고 그러시더군요.
"이과장, 오늘은 거래처 VIP와 저녁 식사가 있으니 자네가 기사 노릇 좀 해."
어쩔 수 없이 했죠.
강남의 호텔에 그 손님을 태워 드리니
사장님이 지하주차장에서 대기하라고 하시더군요.
저녁도 먹지 못한 채 주차장에 차를 대었는데 거기에 조그마한 공간이 있더군요.
가보니 좁은 공간에 뿌연 담배 연기와 무너질 것 같은 자그만 소파가 놓인
그런 곳이었습니다.
기사 아저씨 몇 명이 그곳에서 대기하고 계셨죠.
엄청나게 담배를 펴대시면서요...
저도 멀뚱멀뚱 앉아 있었습니다.
배가 고팠지만 언제 사장님이 나오실지 모르니 그러고 그냥 하염없이 있었죠.
마침내 전화가 오고 얼른 차를 1층 호텔 입구에 댔습니다.
사장님과 손님을 태우고 호텔을 나서려는 순간
주차비를 계산하는데 갑자기 사장님에 저에게 불같이 화를 내시면서
주차증에 왜 도장을 받지 않았냐며 뭐라 하시더군요.
결국, 잠깐 차를 대고 사장님과 제가 차에서 내렸는데
주차 도장을 받으러 가는 동안 별별 욕은 다 들었습니다.
"너는 그렇게 생각이 없냐?"
에서
"기사질도 똑바로 못 하냐?"
까지요.
(순화해서 이야기했습니다...)
사실 속으로 눈물이 나더군요.
마음 속에선 이렇게 부르짖고 있었습니다.
"저는 사장님 기사가 아니잖아요. 저는 이런 것 잘 몰라요."
물론 제가 미리 잘 처리했으면 좋았겠지만
서러운 마음에 그런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그동안 사장님이
거쳐 간 기사 아저씨에게 어떤 말과 행동을 하셨을지 스쳐 지나가더군요.
제가 근무할 때 마지막 기사아저씨는 얼마나 화가 났으면
종이에 하고 싶은말 써놓고 차 키 가지고 잠적하셨죠.
잘한 일은 절대 아니지만 그 심정만은 이해가 갑니다.
사회적 강자가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 내지르는 굴욕적이고 부당한 언행이
이 세상엔 무수히 존재합니다.
사실 약자에게 선택의 여지는 별로 없습니다.
쥐 죽은 듯이 참거나 아니면 나가버리는 거죠.
오늘도 세상 어딘가에서
상사 혹은 사장의 폭언과 악행에
상처받고 힘들어하시는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전부터 괜한 잡담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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