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저도 맥 유저가 되었습니다.
어디서 이런 괴력이 나오는지 서울에서 업고 파주로 날아왔습니다.
점심 먹고 출발해 집에와서 셋팅하고 저녁을 먹으니 그 긴 시간일텐데...
저에게는 시간이 순삭되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충만했습니다.
다른 잡념이 없이 어서 셋팅할 생각으로 흐뭇했습니다.
매킨토시 구입은 여러 번 밝히듯이 지금 사용하는 앰프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뭔가 좀 있어보이는 대답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매니아부터 문외인까지... 앰프를 뭘 사용하냐는 질문을 세 번 받아보았습니다.
당시 사용하던 앰프들의 브랜드를 말했는데 "아... 그래요?" 하는 반응들...
제가 이 앰프는 어떤지 설명해야하는데 그런 거 없이 그냥 넘어가게 되더라구요.
시비조로 물어 본 분이 계셨는데 제가 "쿼드 앰프요"라고 답하니 "그걸로 뽕짝이나 들어라"라는 답변에 쒜 해지기도 했습니다.
브랜드 네임 때문에 구입했어요.
그런데...
셋팅하고 몇 곡 걸쳐보는데... 오오오.
광폭으로 넓어져 꽉 채우는 소리, 들뜨다고 말하기에는 소리결 끝자락이 떨리고 질감과 펀칭이 살아있는 소리...
진공관 앰프와 인켈 1195 CDP의 조합에서 가장 좋았던... 까끌거리는 질감에 팡팡 터트려주는 소리를 이 앰프는 이토록 자연스럽고 멋지게 표현해주고 있네요.
꼭 한 번 들어봐야할 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동입니다.
CDP 보다 PC-USB 연결 소리가 탁월한데요.
(물론 CDP도 다른 방향에서 좋은 소리를 들려줍니다.)
이 앰프는 32bit/384khz 재생이 지원됩니다.
CDP에서 듣지 못하는 광폭의 소리를 제대로 보여(!)주네요.
드라이버를 설치하니 PC 기본 설정에서 최고 비트레이트로 맞추어졌는데 스트리밍으로 사용하는 애플 뮤직이 24bit/192khz만 지원되네요.
그래도 훌륭합니다!
원래 계획은 거실에 비엔나어쿠스틱 스피커로 연결해 인티앰프로 사용하려고 했습니다.
성능이야 이렇든 저렇든 그냥 사용하다 보면 귀가 익숙해져서 음악 듣기 좋겠지 하구요.
그런데 이런 헤드폰 앰프 성능을 보여주다니요!
이러면 그동안, 17년 동안 사용한 진공관 앰프가 밀립니다.
물론 진공관 앰프의 질감이 더욱 강력하기는 하지만 볼륨을 높여야함에도 이 앰프는 낮은 볼륨에서 이런 소리를 들려주네요.
헤드폰을 거실에 놓아 스피커 구동과 헤드폰 구동을 동시에 해야겠어요.
이로써 몇 십년 간의 음향 여행의 한 단락이 마무리됩니다.
저는 이제 종결로 인해 사라질 겁니다.
아... 흐뭇함이 떠나지를 않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