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속의 음반 2>

오늘은 내가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그녀의 첫 모습을 본지 어느덧 30여년이 지났다. 그녀와 나는 서로 직접 얼굴을 본적도, 편지를 교환해 본적도 없다.

그녀는 내 가슴속에 첫 모습 그대로 영원히 살아있는 존재이다.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그녀는 내가 기억하는 유일한 발레리나이다. 세상의 모든 발레리나 가은데 빛나는 단 한나의 존재 ... 적어도 나에게는 ...

그녀의 이름은 안나 파블로바(Anna Pavlova)이다. 그렇다 그녀는 이미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내 맘속에는 영원히 존재하는 그런 여인이다. 마치 모차르트의 음악이 내 마음을 지배하듯이 ...

그녀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게 된 순간은 TV 속에의 영화로서 그 제목은 '안나 파블로바( Pavlova: A Woman for All Time)' 이었다.

작은 14인치 TV로 그 영화를 감상한 후 난 그녀와 즉시 사랑에 빠진다. 영화 내내 흐르는 탐미적인 영상미와 예술적인 대사 그리고 그녀의 손과 발 끝에서 아니 온 몸으로 전달되어지는 그 우아함의 감흥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난 사랑한다 그녀의 모습과 움직임을...

영화속에서 안무가인 미카일은 '빈사의 백조' 안무를 짜며 파블로바에게 완벽하고 우아한 백조가되길 요구하고 그녀에게 영감을 불어넣는다. 둘은 동작을 만들어가고 드디이 그녀는 두 팔로 날개짓을 한다.(푸드득... 푸드득 ...)

우아하다 못해 처절한 날개짓을 하는 그녀의 예술적인 감성의 몸짓의 장면이 나의 뇌리에 깊게 남아있다.

이렇게해서 탄생된 춤이 '빈사의 백조(Dying Swan)이다. 영화의 한 장면이다.

https://youtu.be/-zHBgvUoaS8 (옆 링크를 길게 눌러주시고 열어 주세요)



다음 비디오 클립은 영화 주인공의 연기가 아닌 실제 주인공인 안나 파블로바의 실황공연이다. 이런 영상이 남아 있다는것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비가 내리는 듯한 빛바라고 속도도 자연스럽지 못하지만 그래서 역설적으로 더 감동적이다.
고백컨대 난 눈물을 흘렸다. 그거도 굵은 한줄기의 뜨거운 눈물을...

https://youtu.be/tkFSBkl9mmo


다시 영화로 돌아오자. '빈사의 백조'의 안무를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파블로바가 연습하는 도중 새로운 피아노 반주자에게 파블로바는 "틀렸어요. 그 곳을 그렀게 연주하면 않됩니다." 라고 말하자 그 연주자는 "이 세상에서 이 곡을 나만큼 잘 아는 사람은 없지요"라고 응수한다. 파블로바가 그의 이름을 물으니 그는 자신의 이름은 '생상' 이라 답한다. 파블로바는 즉시 용서를 구하고 두 예술가가 존경의 포옹을 하는 장면이 아직도 내 기억에 생생하다.

널리 알려진 대로 '백조'는 생상의 '동물의 사육제' 중 한 곡이다. 살아 생전 생상이 자신있게 발표한 곡이며 첼로로 연주된다.

개인적으로 첼로 보다는 바이올린 연주로 더 즐겨듣는데, 오늘 연주자의 주인공은 전설적인 바이올린 연주자인 하이페츠의 연주다. 1945년 모노 녹음으로 세월을 감안하면 녹음상태도 훌륭하다. 이 앨범은 소품 모음집이지만 선곡과 연주가 훌륭하기에 <내 맘속의 음반>으로 추천한다.

냉철한듯 뜨거운 감정이 내포된 하이페츠의 바욜소리는 심장을 파고들어가는 듯한 진한 소리의 울림의 향연이 마치 흑백사진 처럼 흐릿한 생생함이 깃든 과거의 추억을 소환한다.

https://youtu.be/W93fk2P0MIU

생상의 '백조'를 들으면 즉각적으로 안나 파블로바가 연상되며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대곡들이 반드시 감동을 주진 못한다. 때로는 이렇게 짧은 곡이 좀 더 감동으로 다가올때도 있는 법이다. 진실이 장황할 필요는 없다.


#내맘속의음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