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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잘 가라
자유자료실 > 상세보기 | 2018-07-27 11:19:18
추천수 3
조회수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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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최원환 [가입일자 : 2004-09-29]

제목

그대 잘 가라
내용
 


부치지 않은 편지 



정호승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 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의 자유를 만나


언 강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흘러 그대 잘 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 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 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뒤돌아보지 말고 그대 잘 가라




 


노회찬 의원의 ‘2012년 진보정의당 당 대표 수락연설





6411번 버스라고 있습니다. 서울시 구로구 가로수 공원에서 출발해서 강남을 거쳐서 개포동 주공 2단지까지 대략 2시간 정도 걸리는 노선버스입니다.




내일 아침에도 이 버스는 새벽
4시 정각에 출발합니다. 새벽 4시에 출발하는 그 버스와 45분 경에 출발하는 그 두 번째 버스는 출발한 지 15분만에 신도림과 구로 시장을 거칠 때쯤이면 좌석은 만석이 되고 버스 사이 그 복도 길까지 사람들이 한 명 한 명 바닥에 다 앉는 진풍경이 매일 벌어집니다.




새로운 사람이 타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 매일 같은 사람이 탑니다. 그래서, 시내버스인데도 마치, 고정석이 있는 것처럼 어느 정류소에서 누가 타고, 강남 어느 정류소에서 누가 내리는지, 모두가 알고 있는 매우 특이한 버스입니다.




이 버스에 타시는 분들은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새벽 5시 반이면, 직장인 강남의 빌딩에 출근을 해야하는 분들입니다. 지하철이 다니지 않는 시각이기 때문에 매일 이 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한 분이 어쩌다가 결근을 하면 누가 어디서 안 탔는지 모두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좀 흘러서
, 아침 출근시간이 되고, 낮에도 이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있고, 퇴근길에도 이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 누구도 새벽 4시와 새벽 45분에 출발하는 6411번 버스가 출발점부터 거의 만석이 되어서 강남의 여러 정류장에서 5·60대 아주머니들을 다 내려준 후에 종점으로 향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분들이 아침에 출근하는 직장도 마찬가지입니다
. 아들딸과 같은 수많은 직장인들이 그 빌딩을 드나들지만, 그 빌딩에 새벽 5시 반에 출근하는 아주머니들에 의해서, 청소되고 정비되고 있는 줄 의식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분들은 태어날 때부터 이름이 있었지만
, 그 이름으로 불리지 않습니다. 그냥 아주머니입니다. 그냥 청소하는 미화원일 뿐입니다. 한 달에 85만원 받는 이분들이야말로 투명인간입니다. 존재하되, 그 존재를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는 분들입니다.




지금 현대자동차
, 그 고압선 철탑 위에 올라가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스물 세 명씩 죽어나간 쌍용자동차 노동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저 용산에서, 지금은 몇 년째 허허벌판으로 방치되고 있는 저 남일당 그 건물에서 사라져간 그 다섯 분도 역시 마찬가지 투명인간입니다.




저는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




이들은 아홉시 뉴스도 보지 못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 분들입니다
. 그래서 이 분들이 유시민을 모르고, 심상정을 모르고, 이 노회찬을 모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 분들의 삶이 고단하지 않았던 순간이 있었겠습니까
. 이분들이 그 어려움 속에서 우리 같은 사람을 찾을 때 우리는 어디에 있었습니까.




그들 눈앞에 있었습니까
. 그들의 손이 닿는 곳에 있었습니까. 그들의 소리가 들리는 곳에 과연 있었습니까.




그 누구 탓도 하지 않겠습니다
. 오늘 우리가 함께 만들어 나가는 이 진보정당, 대한민국을 실제로 움직여온 수많은 투명인간들을 위해 존재할 때, 그 일말의 의의를 우리는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상 그동안 이런 분들에게 우리는 투명정당이나 다름없었습니다
. 정치한다고 목소리 높여 외치지만 이분들이 필요로 할 때, 이분들이 손에 닿는 거리에 우리는 없었습니다. 존재했지만 보이지 않는 정당, 투명정당, 그것이 이제까지 대한민국 진보정당의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이제 이분들이 냄새 맡을 수 있고
, 손에 잡을 수 있는 곳으로, 이 당을 여러분과 함께 가져가고자 합니다. 여러분 준비되었습니까?




강물은 아래로 흘러갈수록
, 그 폭이 넓어진다고 합니다. 우리의 대중 정당은 달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갈 때 실현될 것입니다, 여러분.




진보정당의 공동 대표로
, 이 부족한 사람을 선출해주신 것에 대해서 무거운 마음으로 수락하고자 합니다. 저는 진보정의당이 존재하는 그 시각까지, 그리고 제가 대표를 맡고 있는 동안, 저의 모든 것을 바쳐서 심상정 후보를 앞장세워 진보적 정권 교체에 성공하고, 그리고 우리가 바라는 모든 투명인간들의 당으로 이 진보정의당을 거듭 세우는데 제가 가진 모든 것을 털어넣겠습니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855112.html?_ns=t0#csidx15fa4ef76c9038fb0833aade0c4c9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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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언 2018-07-27 12:21:08
답글

부디 편안한 영면에 임하시길.........

그리고 그 먼곳에서 고 노무현대통령의 좋은 벗이 되어주시길.........

성덕호 2018-07-27 14:18:05
답글

정의당의 모습은 기대했던바와 다르더군요 현실에 대한 인식자체가 서민에대한 접근자체가 가르쳐야할 대상 계몽해야할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걷어지지 않으면 영원히 학교동아리같은 현재의 모습에서 탈피하기 힘들것임니다
정의당의 존재가 어떤 분들에게 힘이 되어주어야 하는지를 위의 대표연설에 잘 나와 있습니다만,
그런 소외계층을 위한 정책이나 목소리내기에는 인색하고 야당행세나 하면서 여당에 몽니부리는 모습에 질려
그동안의 기대를 접습니다. 돌아가신 노회찬 의원님께는 죄송하지만.
노회찬 유시민을 존경하고 아끼던 사람으로써 앞으로 저의 비례표를 정의당이 가져가는 일은 없을것입니다
하늘나라에서 영면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역사속의 위인들과 만나서 나라의 앞날을 지켜봐주세요,

이병호 2018-07-28 00:41:12
답글

감사합니다.

이형균 2018-08-07 14:43:45
답글


진보정당의 대표로서 소외계층의 대변자로서 정의의 사도로서 많은 국민이 믿고 의지하고 따랐던 님의 말로가 이렇게 안타깝게 끝날줄이야.
많은 국민들이 안타까와 하고 있습니다.
그돈 꼭 받아야 했나요?
돈내미는 그들을 호통쳐서 쫒아버릴 기개는 없었나요?
박근혜나 그 졸개 보수들에게 하던것 처럼 말입니다.....
극단적인 선택이라니...
그럴수 밖에 없었을거라는 생각은 들지만 너무 실망입니다.
님을 믿고 따르고 기대했던 국민들은 어떻게 위로하실건가요?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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