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알 유희 [오린이의 항해일지2]
기존 진공관 앰프의 음색에 불만이 많았습니다.
소리가 텅 비어있고 음색이 가벼워 울림이 들어가니 70~80년대 극장 사운드처럼 들렸습니다.
번인이 되었는지 귀가 적응되었는지 이 소리를 받아들여기지 했는데 시간이 지나 괜찮게 음악들었습니다.
그래도 음색에 대한 변화의 갈망이 있어 검색에 검색을 해서 교체해볼 진공관을 찾았습니다.
안녕하세요.
파주 회원입니다.

RCA 진공관이라면 웨스턴일렉트릭과 쌍벽을 이루는 회사인데 여기에 메탈 베이스에 새겨져있다니 뭔가 범상치 않아보였습니다.
소리전자에서 5만원에 내놓으셨던데 거래내역을 검색해보니 5만원에 안 팔려서 6만원으로 올리시고(?) 제가 만원 깎아 5만원에 구입했습니다.
RCA에서 출시된 전설적인 진공관!
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은 소리전자에서 굴러다니던 저렴한 진공관입니다.
그런데 틀린 말도 아닌듯 합니다.
택배가 도착했다고 하여 불이나게 연결해보려는데요.
한 쪽에서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연결해보니 한 쪽은 장작 타는 듯한 잡음이, 덜그럭 쪽은 소리가 안 나옵니다.
에고고… 폭탄에 당첨되었구나.
그럼 오린이의 항해일지는 뭐라고 써야하는가.
장터 분쟁에 대한 내용을 써야하나…
난감했습니다.
판매자분이 혼쾌이 환불해주겠다네요.
덜그럭거리는 게 뭔가 해서 보니 유리관 안에 유리 쪼가리 조그만게 들어있었습니다.
부품이 떨어진 게 아니네~
희번득거리며 다시 연결하니 잡음이 서서히 가라앉으면서 양 쪽에서 정상적으로 소리가 나옵니다.

진공관의 세라믹 캡 내부 공간이 너무 커서 모자를 대충 씌운듯 진공관에 고정이 안 됩니다.
그래서 양면 테이프를 내부 충진재로 써서 장착 공간을 줄여 진공관 헤드에 꼭 맞게 조절했습니다.
플레이트와 내부 캡에 높은 전류가 흐른다고 하니 작업하실 때 주의해야합니다.

세라믹 케이블을 반듯하게 고정했습니다.
RCA 6J7GT 초단관의 소리는 하이파이라는 것을 보여주마 하며 흩뿌리듯한 소리를 선사하네요.
무척 만족스럽습니다.
거의 70~80년 정도된 부품이 이정도로 보존되고 이런 소리를 선사하다니…
구관이 명관이 맞습니다.
이 진공관에 대해 인공지능에게 물었습니다.


인공지능이 말해주는 이 진공관에 대한 정보로는 1930년대 초반에 생산된 진공관이라고 해요.
1930년 대면 우리나라의 일제 수탈이 심해지고 중일전쟁이 발발하고 유럽에서는 히틀러가 정권을 잡을 때인데… 거의 100년이 다되어 갑니다.
100년 전 진공관이 살아남아서 들려주는 소리에 뭔가 비현실적으로 로또 2등이라도 당첨된 기분을 선사합니다,
제가 상상하고 원했던 소리와는 다른 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촉촉해 물기가 묻어나는 듯, 앞으로 소리가 힘차게 나오며 섬세하게 저를 건드리는 듯, 각각의 악기 소리가 선명해서 잘 구분되어 들립니다.
이 RCA 초단관이 오래도록 저와 함께 음악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