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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살림] 7. 오디오 커스텀 튜닝
HIFI게시판 > 상세보기 | 2024-03-30 16:17:54
추천수 1
조회수   231

제목

[오디오 살림] 7. 오디오 커스텀 튜닝

글쓴이

김일영 [가입일자 : 2003-09-26]
내용

 이사를 준비하니 고달픕니다. 

제가 주관하는(?) 첫 이사여서 이것저것 내용을 알아보고 시간을 맞추기 위해 스케줄을 짜고...

은행에 법무사 사무실에 이 동네 저 동네 돌아다니며 알아보았습니다. 

새로 들어갈 곳은 거실에 다행히도 4구 전원 소켓이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오디오 보기 싫다며 한 방 안에 다 몰아넣으라고 하시지만 저는 거실에 셋팅해 놓을 겁니다. 

 

정신적으로 스트레스 많이 받는데요.

이럴 때면 새로 들어간 보금자리, 쇼파에 누워 TV를 시청하면 얼마나 행복할까 상상해봅니다.

 

안녕하세요.

소생하는 봄에 새로운 설렘을 가지는 파주회원입니다.

 

'튜닝'하면 흔히 자동차를 떠올릴텐데요.

제가 튜닝을 좋아한다고 해서 자동차에는 하지않을 거예요.

밖에서 돌아다니는데, 어떤 일을 만날지 모르는데 튜닝을 해서 무엇을 하겠습니까.

그리고 그렇게 멋진 튜닝을 한 자동차는 아직 보지못했습니다.

그냥 좋은 거 사면 되는 것이죠.

오디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그냥 비싸고 좋은 거 사면 됩니다.

 

그런데~ 하지만~

뭔가 사용하는데 불편하고 채워놓을 부분이 눈에 보이신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아 이걸 이렇게 한 번 해봐?' 

머릿속에서 생각이 떠나지를 않습니다.

그걸 제 눈으로 직접보며 손으로 실행하는 기쁨은 그 어떤 것도 따라오지를 못할 것입니다.

오늘의 튜닝들은 간단한 부분도 있지만 20년에 걸쳐서 만들어 본 부분도 있습니다. 

 

 

 


 

JBL에서 출시한 '스피너'라는 턴테이블입니다.

오렌지 색과 골드 색상으로 출시했는데요.

저에게는 제가 턴테이블에 입문하자 이를 축하한다고 선물을 주신, 창원의 윤 선생님이 주신 오렌지빛 가죽 매트가 있었습니다.

이 가죽 매트에 따라 저는 스피너 턴테이블을 오렌지 색으로 골랐고 이후 헤드쉘을 붉은 색으로 바꾸면서 기나긴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그냥 붉은 색으로 통일시키고 데논 103R MC카트리지를 장착한 평범한 턴테이블 사진으로 보이지만 참으로 이상한 구석이 숨어있습니다. 

눈치채셨나요?

'이것 참 이상한데?'라는 생각이 드셨으면 굉장한 눈썰미를 가지신 겁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겠습니다.

 

 



 

무엇이 이상할까요?

 

- 무엇이 이상한지 집어내셨다면 턴테이블 고수십니다. 

- 왜 그런지 아신다면 턴테이블 초 고수이십니다.

- 튜닝 포인트가 무엇인지 어떻게 이를 구현했는지 아셨다면 오디오 장인이십니다.

저에게 가르침을 주옵소서.

 

스피너 턴테이블에 달려있던 번들 MM카트리지에서 사진의 붉은 색 헤드쉘에 데논 103R MC 카트리지로 교체했습니다. 

정상적으로 LP가 재생되지 않는 환경에서 '내가 기동전사 건담의... 붉은 색만 사용하는 사야 전용 기기도 아니고...' 

이게 무얼하는 짓인가.

그냥 번들 초록색 카트리지로 듣자.

몇 번을 고심했지만 그래도 한 발짝씩 걸어나가 이제 정상적으로 음악 듣게 되었네요.

스피너 턴테이블의 번들 카트리지 쓰시는 분들!

그 번들 카트리지를 다 사용하고 서비스센터에서 더 이상 서비스 제공 불가 시점이 온다면 제가 걸어온 길을 걸으셔야 합니다.

이는 복잡 다단하니 번들 카트리지를 하나 더 구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앞 선 사진의 무엇이 이상한가의 정답은 에일리언의 입처럼 헤드쉘에서 튀어나온 카트리지의 위치입니다.

일반적인 카트리지는 사진의 방식으로 고정할 수 없습니다.

그럼 일반적인 방법으로 나사로 고정시키지 않았는가 하면 바로 '오버행'을 정확히 맞추기 위해서입니다. 

스피너 턴테이블의 번들 카트리지도 오버행을 오차 범위까지 맞추어놓았지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 턴테이블의 안티스케이팅도 3으로 맞추라고 메뉴얼에는 나와있지만 그것도 오차 범위 안일 뿐입니다. 

침압이 2.5이면 안티스케이팅은 일반적인 턴테이블 안티 스케이팅에 맞춰주세요.

 

그럼 나사를 사용하지 않고 어떻게 헤드쉘에 카트리지를 고정시켰나 하면 양면 테이프로 붙이고 양면 테이프 틈에 목공용 물풀 쏘아서 단단히 고정시켰어요.

이 헤드쉘의 튜닝 포인트는 사진의 은빛 너트입니다. 

마치 나사로 고정된 듯 보이잖아요?

그럼 너트를 멋으로 붙였는가?

그렇기도 하지만 기존에 나사로 고정시키다 보니 붉은색 페인트가 벗겨졌어요.

그 벗겨진 거 가리려고 너트를 목공용 물풀로 고정시켰습니다. 

 

이런게 겉멋이기는 한데요~ 

이 겉멋을 따라가다보니 텐테이블의 기본 셋팅을 맞추어가며 그 원리를 알게되었습니다.

튜닝의 큰 기쁨과 묘미가 이런 게 아닐까 합니다.

 

 



 

다음은 비자톤 2인치 풀레인지 스피커 튜닝입니다. 

2인치 풀레인지 스피커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구입만 세 번은 한 거 같아요.

하지만 내구성이 약해 살아남은 유닛은 3개입니다. 

야마하 앰프에 연결해 PC 스피커로 사용하는데 바꾸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

 

다이소에서 목재 코너에 갔다가 이 풀레인지 아래에 나무 받침이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재 받침대하니 뭔가 친환경적으로 보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적당한 받침대 사다가 풀레인지 스피커에 양면 테이프로 붙여보니...

아. 이 스피커는 내구성이 약하거든요.

옆으로 구르면 바로 고장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받침대를 놓으니 굴러 떨어질 염려가 없고 그리고 굵은 스피커 케이블에 자세 잡지 못하고 획하니 돌아가고는 했는데 자세가 잡히네요. 

소소한 기쁨을 받았습니다.

 

 



 

근심이 많아지고 힘들 때면 이렇게 제가 소장한 헤드폰을 보고는 합니다. 

그럼 웃음이 나오고 근심이 덜어집니다.

이 헤드폰을 이렇게 튜닝한지 거의 20년 되었네요.

헤드폰 유닛을 젠하이저에서 이번에 출시한 유닛으로 바꾸어 요즘 트랜드에 맞는 소리를 만끽합니다.

부품들이 서로 호환이 됩니다.

 

  



 

젠하이저라는 헤드폰 회사에서 1990년대에 출시한 '오르페우스'라는 헤드폰, 앰프 세트가 있습니다.

묵재로 만들어지고 전용 진공관 헤드폰 앰프를 사용합니다. 

헤드폰에 입문할 당시 이 오르페우스 헤드폰이 무척 가지고 싶었습니다.

우리나라에 3기가 들어왔다는데요.

가격이 당시 삼천만원 정도 했습니다. 

무척 가지고 싶은데 어떻게 할까요?

훔칠까요?

대출을 받을까요?

 

그 즈음 젠하이저 HD580 헤드폰을 마련하게 됩니다.

저의 첫 고오급 헤드폰이었어요.

그래, 내가 오르페우스처럼 만들어보자.

그래서 이 헤드폰 튜닝에 들어갔습니다.

 

 



 

하우징과 헤드폰 대는 무늬목 작업을 맡겼습니다.

그리고 헤드폰 패드에는 어디에서 가죽을 잘라서 브라운 색상으로 덧댔습니다.

이렇게 해놓고 보니 오르페우스 비슷하네요.

그럼 명판을 대어놓아야할텐데요.

부모님 장사하시는 곳 근처 도장집에서 이 명판을 팠습니다.

헤드폰 명칭은 오르페우스 따라하면 짝퉁 같잖아요.

디오니소스로 정했어요.

당시 '미학 오딧세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디오니소스적 제의'라고 하더라구요.

그 책에 나온 '디오니소스'에 대한 설명이 인상깊고 길드 느낌이 물씬 풍겨, 마음에 들어 이 명칭을 붙였습니다.

오르페우스는 너무 대중적이잖아요.

 

'인디아니존스' 5편을 보는데 '디오니소스의 귀를 찾아라'라는 장면이 나오더라구요.

극장에서 순간 뿜었습니다.

'디오니소스의 귀' 라니... 내 헤드폰인데... 하면서요.

검색해보니 이탈리아에 '디오니소스의 귀'라는 관광지가 있습니다. 

 

 



 

이제 튜닝 포인트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유닛 부분은 사진과 같이 크게 세 개의 파트로 나뉩니다.

하우징, 유닛, 패드입니다.

 

 



 

이 모든 튜닝 과정은 젠하이저의 '오르페우스'를 따라갔습니다.

하우징에는 한지와 경화 플라스틱으로 얇은 막을 만들어 세미 오픈 형식으로 바꿨습니다. 

사진을 보면 가운데가 움푹 들어갔는데요.

처음에는 평평했지만 음악을 20년 동안 듣다보니 그동안의 음압에 의해 사진과 같이 가운데 부분이 움푹 들어갔습니다.

한지로 유닛을 보호하고 하우징을 후레쉬로 비춰보았을 때 내부 부품이 가려집니다. 

세미 오픈 방식이어서 유닛의 반대편으로 나가는 소리들이 다시 돌아오지않나 싶어요.

 

 



 

다음은 패드 부분 튜닝입니다.

각각의 파트별로 나뉘어 부품 호환이 가능한 HD600 시리즈 헤드폰의 단점은 패드에 있습니다. 

패드를 장시간 사용하면 솜이 죽어요.

처음에 기분좋고 단단하게 패드의 촉감을 느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바람빠진 느낌을 받게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패드 내부에 경화플라스틱으로 링을 만들어 집어넣었어요.

안에서 바깥으로 밀어주고 바깥에서는 가죽 띠가 더이상 밖으로 퍼지지않게 해서 패드 텐션을 잡아줍니다. 

이 방식은 제가 고안했습니다. TM.

나중에 헤드폰 패드 공장을 차려서 헤드폰 회사에 납품하고 싶어요.

 

 



 

저의 보물 1호, 디오니소스 헤드폰입니다. 

불이 나면 무얼 가지고 나갈까 한다면 바로 이 헤드폰이예요.

숯검둥이가 되어 이 헤드폰을 끼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겁니다.

이번에 새로 출시한 유닛으로 바꿔주어 더욱 생생합니다. 

2004년부터 시작했으니 이제 20년 되었네요.

 

황순원 선생님의 '소나기'를 보면 사연이 있는 옷을 입혀서 묻어달라고 소녀가 유언을 남기는데요. 

저도 저의 마지막 날 이후 이 헤드폰과 함께 묻어달라고 해야할지...

자손에게 물려주어 잘 보관해서 300년 뒤에 팔라고 해야할지...

 

헤드폰의 묘미는 공간에 구애받지않는 정밀함이예요.

그리고 헤드폰은 젊습니다.

제 이름데로 영원히 젊게 살고 싶네요.

 

오늘은 기존 오디오 기기를 튜닝해보는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일본 만화 '시티헌터'에서는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공장에서 생산한 물건 중에서 천 개 중에 하나는 그 어느 장인이 만든 물건보다 뛰어나다...

기존 공산품을 뼈대로 스스로에 맞게 수정해보는 묘미는 살아있습니다. 

 

다음 오디오 살림은 'PC 스피커의 세계'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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