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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은 지금부터는 아무도 미워하지 않겠다고 굳게 결심했다. / 펌
시사종교 > 상세보기 | 2011-08-22 23:14:42
추천수 32
조회수   2,414

제목

청산은 지금부터는 아무도 미워하지 않겠다고 굳게 결심했다. / 펌

글쓴이

김재용 [가입일자 : 2000-05-20]
내용
Related Link: http://blog.naver.com/ilkong36/30042083868

국선도 밝돌법의 수련과 陽神出胎의 수련



진기단법과 삼합단법 수련









청운도인께서 또 말씀하셨다.



"그동안 너는 마음을 돌단자리(丹田)에 가라앉히고,



숨을 천천히 고요하게 쉬었다.









또 여러 가지 행공자세를 취하며 숨쉬기를 했다.



이렇게 몸을 고르고 닦은 것은



하늘의 밝은 기운을 받아들이는 그릇에



티끌만한 흠도 없게 하기 위함 이었다.









지금까지 네가 한 공부는 올바른 깨달음에 이르는 공부였다.



이 공부는 밝(하늘 기운)받는 공부의 첫 단계이다.



바른 깨달음을 얻는 공부법이니 정각도(正覺道)라 불러라.









앞으로 하늘 기운과 네 몸이 직접 통하고,



하늘 기운이 네 몸 안에서



온전히 움직이게 만드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 공부법은 통기법(通氣法)이다.









통기법을 다 배운 뒤에는



하늘과 사람이 하나가 되는 법을 배우게 된다.



통기법을 완전히 익히지 않으면



그 법을 배울 수가 없다.









그 공부법은 선도법(仙道法)으로



세상 사람들이 헤아리기 어려운 묘법(妙法)이다.



그러나 때가 오면 숱한 사람이



그 공부법으로 하늘 사람이 될 것이다.









그러나 때가 오면 숱한 사람이



그 공부법으로 하늘 사람이 될 것이다.



도(道)란 실천하지 않으면 쓸모가 없다.









아무리 보고 듣고 깨달아서 안다고 해도



몸으로 꽃피우지 않으면 헛된 것이다.









그런 사람은 입으로 밭을 가는 설경자(舌耕者)다.



입으로 밭을 갈아서야 어찌 곡식을 거두겠느냐.









씨를 뿌리고,



김을 매고,



거름을 줘야



가을에 곡식을 얻을 수 있느니라.









지금 세상엔 설경자(舌耕者)가 너무 많다.



성현(聖賢)의 가르침을 머리로만 알고



입으로 떠드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성현을 몸으로 따르는 사람은 적고,



성현의 도가 이렇다 저렇다



큰소리치는 사람들만 많으니



세상이 좋아질 수 있겠느냐.









너는 부디 하늘의 도(道)를



몸으로 실천하는 참 도인이 되어라"









이어서 무운도인께서 혼잣말처럼,



"이제 우리 식구가 되는 길로 들어섰구나" 하셨다.









이날 청운도인께서는 이런 말씀도 하셨다.



"지금부터는 너를 청산(靑山)이라 부르마.









혹 세상에 나가게 되거들랑 꼭 이 이름을 쓰거라.



너는 항상 푸른(靑) 산(山)과 같은 마음을 지니고 살아라.



앞으로 멀지 않아 하늘의 밝음이 온 세상을 두루 비추게 된다.









그때가 오면 이름을 비경(秘境)으로 바꿔라.



청산(靑山)과 비경(秘境)이 이름에 담겨 있는 깊은 뜻을



언젠가 너 스스로도 깨우치게 될 것이다"









이튿날 청산이 폭포에 가서 목욕을 한 다음



막 수련을 시작 하려는데



청운도인께서 부르셨다.









청산은 스승한테로 달려갔다.



청운도인께서 청산을 앞에 앉혀 놓고



또 이런 말씀을 하셨다.









"너는 비록 나이가 어리나,



밝(하늘 기운)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몸과 마음을 갖췄다.



욕심 덩어리였던 네 몸은



이제 네 마음에 순종하게 되었다.









천지조화는 무궁무진하나



모두 천도(天道)에 따라 이뤄진다.



이제 네 몸도 천도(天道)에 맞춰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네 몸과 마음 안에서



천도(天道)가 숨을 쉰다.









그 증거가 돌단자리에 모인 기운덩이가



몸 전체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기운이 임독맥을 따라 도는 것을



세상에선 임독유통이라고도 하고,



소주천(小周天)이라 부르기도 한다.









밝(하늘 기운)을 받으려면



사람이 천도(天道)에 따라 살아야 한다.



하늘과 사람은 둘이 아니고 하나다.



삼라만상이 그 하나에서 갈라지고 흩어졌다.









밝 받는 법을 알고 올바로 닦으면



사람이 하늘의 아들 딸로 다시 태어난다.









이 밝 받는 법, 밝돌법을



옛 사람들은 풍류도(風流道)라고도 불렀다.









밝(하늘 기운)을 받아 바람처럼 자유롭게 살기 때문이다.



너는 지금까지 밝 받는 법 중에서도 몸 닦는 법을 배웠다.



이제부터는 정신을 닦아야 한다"









청운도인께서는 이 말씀을 하시고



청산에게 진기단법(眞氣丹法)의 행공법을 가르쳐 주셨다.



진기단법의 행공법은 모두 다섯 가지 자세로 되어 있는데,



먼저 세 가지만 가르치셨다.









"이 공부는 서쪽을 향하고 하여라.



서서 하거나 앉아서 할 때는 서쪽을 바라보고,



누워서 할 때는 서쪽으로 머리를 두어라.









또 이제부턴 한밤중이 조금 지나서(축시부터)



점심때가 조금 지날 때(미시)까지 공부해라.









그리고 숨쉬기를 아홉 번 한 다음에



돌단자리에 쌓인 기운을 임독맥을 따라 돌리거라.



이것을 거듭 되풀이해라"









眞氣丹法은 서서 하는 行功法이 한 가지,



앉아서 하는 行功法이 두 가지,



엎드려 하는 行功法이 한 가지,



누워서 하는 行功法이 한가지로 되어 있다.



청산은 이 다섯 가지 行功法을 며칠 사이에 다 익혔다.









眞氣丹法 수행을 하니 몸속이 더 환하게 들여다보였다.



하루는 고요히 앉아서 숨쉬기를 하는데



청산의 눈에 자기 몸을 둘러싸고 있는 희뿌연 것이 보였다.









안개나 구름이 뭉친 것 같은데 자세히 보니



청산 자신의 모습과 생김새가 흡사했다.









청산은 깜짝 놀랐다.



수련을 마친 뒤에 스승한테 가서



그것이 무엇인가 여쭤 보았다.









청운도인께서는 그게 바로



청산의 얼령(靈)이라고 하셨다.



청산이 이제는 몸 속 뿐만 아니라



얼(魂)과 靈까지도 볼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청산이 수련 중에 어쩌다 우연히



자신의 얼령(靈體)을 처음 보았을 무렵,



청운도인께서는 청산에게 분심법(分心法)을 가르쳤다.









分心法이란 자신의 얼령을 자기 몸에서 떼어



다른 장소에 놓고 얼령과 함께 수련하는 공부법이다.









"이제부터는 네 얼령과 같이 공부하거라.



얼령은 네 앞에 마주 앉혀 놓고



네가 숨을 들이쉴 때엔 얼령도 들이쉬게 하고,



내쉴 때엔 얼령도 똑같이 내쉬게 해라.









기운을 돌릴 때에도



서로 어긋나지 않게 잘 맞춰서 하여라.



처음엔 얼령의 모습이 잘 안 보일게다.









눈으로 보이지 않더라도 얼령이



네 앞에 있다 생각하고 수련해라.



자꾸 하다보면 뚜렷이 보이게 된다"









청산은 이날부터 分心法 수련에 들어갔다.



생각으로 자신의 얼령을 앞에다 앉혀 놓았다.









그렇게 하니 청운도인의 말씀대로



얼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저 얼령과 몸 움직임이나 숨쉬기를



맞춘다고 상상하며 수련했다.









그런데 얼마쯤 지나자



얼령의 모습이 눈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아주 희미하게 사람의 윤곽만 보였다.









윤곽이 점차 선명해지더니



얼마 더 지나자 청산 자신의 모습이 완연했다.



색깔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체가 희었다.









얼령의 모습은 뚜렷이 나타났으나,



숨쉬기는 일치하지 않을 때가 많았다.









청산은 들이쉬는데 얼령은 내쉬었고,



청산이 내쉴 때는 얼령은 들이쉬었다.









청산은 마음을 가다듬고 얼령과 숨을 맞췄다.



자꾸 연습하자 호흡도 일치했다.









호흡이 일치하니 공부가 무척 잘 됐다.



기운덩이가 점점 더 빨리 생겨났다.









진기단법을 처음 배웠을 때는



숨을 아홉 번 쉬는 동안 기운을 모은 다음



임독맥을 따라 한번 씩 돌리곤 했는데,



그 간격이 점차 줄어들었다.









청산은 얼령의 모습을 갈수록 더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



한번은 숨쉬기를 한 다음 기운을 돌리는데



얼령의 몸에 기운이 돌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처음엔 얼령의 기운 덩이가 여러 빛깔로 나타났다.









그러다가 얼마 지나자 거무스름하게 보였고,



나중에는 붉은 빛으로 변했다.



마지막에 가서는 푸른빛으로 바뀌었다.









얼령의 기운 덩이가 푸른빛으로 보이자



얼령은 청산이 마음먹은 대로 움직였다.









청산은 얼령을 점점 더 멀리 보내놓고 함께 공부했다.



얼령은 청산이 뜻하는 대로 순식간에 움직일 수 있었다.









얼령이 어디로 가면



그곳의 모습이 청산의 눈에 환히 들어 왔다.



그곳에서 나는 온갖 소리들도 들려 왔다.









청산 자신이 거기에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한데 얼령은 보내는 이의 공력(功力)에 따라



기운이 달라진다.









보내는 이의 功力이 크면 클수록,



얼령의 기운도 커져서



더 멀리 가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청산의 공력이 높아지는 그 만큼씩



얼령의 출행(出行) 범위도 넓어 졌다.









그 무렵이었다.



하루는 청운도인께서 오시어



청산더러 옛날에 살던 굴에 가서



며칠 지내고 오라 일렀다.









청산은 해질녘에 혼자서 길을 떠났다.



백호와 대호를 데려가려고 하였으나



청운도인께서 혼자 가라고 했다.









백호와 대호는 청산이



어딘가 먼 곳에 간다는 것을 눈치로 알고



저희도 따라 나서려 했다.









청운도인께서 "이리 오너라"하고 그들을 불렀다.



백호와 대호는 선뜻 돌아서지 못하고 잠시 주춤거렸다.









청산이 손을 저으며 스승님께 돌아가라 이르니



그제서야 마지못해 발길을 돌렸다.









그들은 돌아가면서도 자꾸 청산을 돌아봤다.



웬일인지 뭔가 매우 안타까워하고 근심하는 표정을 지었다.









청산은 같이 못 오는게 섭섭해서 그러겠거니 하며 걸음을 서둘렀다.



또 스승께서 왜 굳이 혼자 보내셨는지 궁금했다.



그 이유를 곰곰 생각해 보았으나 알 수가 없었다.









어느덧 해가 지고 달이 떴다.



청산은 이튿날 한 밤중이 되어서야



전에 살던 굴 근처에 이르렀다.



저 멀리 굴이 보이자 고향에 온 듯 반가웠다.









청산은 반가움에 겨워 마구 달려갔다.



청산이 굴 가까이 갔을 때였다.



굴 앞에서 "으르렁, 으르렁"하는 짐승의 소리가 들려왔다.









눈을 들어 위를 올려다보니



커다란 호랑이가 굴 앞에 웅크리고 서 있었다.









청산은 깜짝 놀라 엉겁결에 뒷걸음질 쳤다.



호랑이가 단번에 달려들지 못할 만큼



뒷걸음질친 다음에 개울 쪽으로 냅다 뛰었다.









개울가에 당도하여



큰 바위에 기대고 서서 굴 쪽을 바라보니



호랑이는 그 자리에 그냥 있었다.









청산은 안심하고 개울에 가서 물을 마셨다.



그런데 또 개울 아래쪽에서 시퍼런 불 두개가 천천히 올라왔다.



호랑이가 틀림없었다.









청산은 이 호랑이들이



자기가 거처하던 굴에서 산다고 생각했다.



왠지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호랑이가 가까이 다가오자



큰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청산의 고함소리가 온산에 쩌렁쩌렁 울렸다.









호랑이는 화들짝 놀라 "으르렁"하고



맞고함을 치면서 위로 펄쩍 뛰어올랐다.



청산은 바짝 긴장하며 얼른 주변을 둘러봤다.



호랑이는 청산의 등 뒤 바위 위에 있었다.









청산을 뒤에서 덮치려는 것이었다.



청산은 바위에 몸을 바짝 붙이고서



"내려와 이놈아!"하고 소리쳤다.









청산이 버럭 소리를 지르자



호랑이도 따라서 으르렁거렸다.



호랑이는 자꾸 으르렁거리면서



이쪽저쪽으로 펄쩍펄쩍 뛰었다.









청산을 혼란에 빠뜨리려는 짓이었다.



그러다가 빈틈이 보이거나 상대가 약하게 보이면



날쌔게 달려들 터였다.









몇 년 동안 백호 대호와 살면서



청산은 호랑이의 습성을 잘 알게 되었다.









호랑이가 상대의 정신을 흩뜨리려고 움직일 때엔



호랑이의 몸짓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아야 한다.









청산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호랑이를 노려보았다.



또 호랑이를 지치게 만들려고 계속 소리만 쳐댔다.









청산은 너 하나쯤이야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 자신감이 없었다면 어쩔 바를 모르며 허둥댔을 것이다.



청산은 몇 년 동안 백호 대호와 함께 뒹굴며 살아왔다.



그들과 장난으로 싸움질도 많이 했다.









청산은 침착하게 호랑이와 싸울 준비를 갖췄다.



마음을 가다듬고 숨을 몇 번 쉬니 단전에 기운이 충만했다.



그 기운이 또 손과 발로 뻗쳐갔다.









그때 굴 앞에 있던 호랑이가 재빨리 달려왔다.



한꺼번에 호랑이 두 마리를 상대하게 되니 청산은 좀 겁이 났다.









그래도 주눅 들지 않고,



죽기 아니면 살기라 생각하며 단단히 마음먹었다.



호랑이들은 청산을 만만히 여기고 기세등등했다.









한 놈이 발을 번쩍 쳐들고 청산의 목덜미를 노렸다.



청산은 떨어져서 싸우게 되면



자기한테 불리하다고 생각했다.









두 마리나 되니 양쪽에서 협공을 받기가 쉬웠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지



먼저 달려드는 호랑이를 끌어안고 싸우려 했다.









발을 쳐들었던 호랑이가 바람을 가르며 달려들었다.



청산은 왼손을 치켜들어 호랑이의 공격을 막고 몸을 피했다.



그 순간 호랑이의 발톱이 청산의 왼쪽 가슴을 할퀴었다.









상처를 입은 청산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이를 악물고 눈에 불을 켜며 호랑이를 노려봤다.









단전으로부터 엄청난 기운과 용기가 솟구쳐 올랐다.



호랑이가 또 청산을 덮쳤다.



청산은 피하지 않았다.









버럭 고함을 지르며 청산도 마주 달려들었다.



청산은 팔을 크게 벌려 호랑이를 끌어안았다.



호랑이의 앞발이 청산의 어깨 위에 걸쳐졌다.



머리는 허공으로 향했다.









청산은 있는 힘을 다해서 호랑이의 허리를 끌어안고



호랑이와 함께 쓰러졌다.



호랑이와 청산은 한 몸이 되어 뒹굴었다.



호랑이는 빠져나가려고 몸부림쳤다.









청산은 놓치지 않고 호랑이의 앙가슴을 물어뜯었다.



호랑이의 앙가슴에서 피가 흘렀다.



다른 한 놈은 청산을 공격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어 그저 안타까워하며 으르렁거리기만 했다.









청산은 얼른 한 손을 들어 호랑이의 옆구리에 일격을 가했다.



그 틈을 타서 호랑이가 잽싸게 빠져나갔다.



청산도 재빨리 일어나서 다시 싸울 태세로 호랑이를 노려봤다.









청산과 싸우던 놈이 훌쩍 바위 위로 뛰어 올라갔다.



다른 한 놈도 뒤따라올라 갔다.



그들은 꽁무니가 빠져라 굴 쪽으로 달아났다.









얼마 후 새끼 한마리를 데리고 굴에서 나오더니



산봉우리 너머로 모습을 감췄다.



청산은 이곳에서 며칠 동안 수련을 한 다음 돌아왔다.









돌아와 보니 스승께선 어디론가 떠나고 안 계셨다.



백호와 대호가 청산을 반겨 맞았다.



그들은 청산이 돌아오는 것을 미리 알고 멀리까지 마중 나왔다.









청산은 혼자서 진기단법 수련을 계속했다.



처음엔 숨을 아홉번 쉰 다음에 단전 가득 생긴 기운덩이를



온몸으로 돌리곤 했는데 숨쉬는 숫자가 차차 줄어들었다.









여덟 번, 일곱 번, 여섯 번, 다섯 번,



이렇게 줄어가면서 청산의 공력(功力)은 반대로 커져갔다.



얼령도 점점 더 멀리까지 갈 수 있게 되었다.









힘이 용솟음쳐 주체할 수 없을 때는 맨손으로 돌을 깨뜨렸다.



돌을 치려하면 단전에 있던 기운덩이가 손으로 옮아갔다.









그리고 손이 돌에 닿기도 전에 기운이 뿜어나가 돌을 부숴뜨렸다.



어떤 때는 몸이 먼지나 새털로 변한 것처럼 가벼워졌다.



구름이 되어 둥둥 떠다니는 것 같았다.









또 지난 일이나 앞 일이 더욱 환하게 보였다.



가까이 다가오는 위험도 미리 알아졌다.









그래서 호랑이와 싸운 뒤에는



한 번도 그렇게 위험한 일을 겪지 않았다.



위험이 다가오면 미리 알고 피했기 때문이다.









이 무렵 한번은 청운도인께서 오시어



청산에게 처음으로 외공(外功)을 가르쳐주셨다.



청산이 맨 먼저 배운 외공(外功)은 권법이었다.



청산은 권법의 여러 몸놀림을 며칠 만에 다 익혔다.









그 다음엔 검술과 봉술(棒術)을 배웠다.



검술은 칼 대신 나무를 가지고 연습했다.



검술 봉술의 여러가지 동작도



며칠 안배우고서 다 터득할 수 있었다.









청산이 이처럼 빨리 외공을 익힌 것은



내공(內功)을 상당히 닦았기 때문이었다.



외공의 몸놀림을 하면,



단전의 기운덩이가 힘을 쓰는 쪽으로 뻗쳐 갔다.









발차기를 하면 발로,



손을 뻗으면 손으로 옮아갔다.



나무 막대기를 휘두르면,



기운이 손을 지나 막대기로 뻗쳤다.









청운도인께서는 청산에게 외공(外功)을 가르쳐 주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누구랑 싸워서 이기라고 이걸 가르쳐 주는 게 아니다.



수도하는 데에 도움이 되니까 배우라 하는 것이다.



피할 수 없을 때에만 이걸 쓰도록 해라.



절대로 누굴 해치거나 너를 내세우려고 사용하지 말아라"









청산은 이후 공력이 높아지는 정도에 따라



여러 가지 신비로운 外功法을 배웠다.



이에 대해선 다음에 더 자세히 언급하겠다.









청산의 나이 어느덧 열아홉 살이 되었다.



청산의 공부는 뒤로 후퇴하는 바 없이 나날이 앞으로 나아갔다.



청산은 공부의 기쁨을 갈수록 더 깊이 느끼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처럼



수도인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본인들에게도 크나큰 복이요,



세상 전체를 위해서도 아름다운 일이라 생각되었다.









한번은 청산이 청운도인께 이렇게 여쭸다.



"스승님, 이 훌륭한 도가



왜 널리 퍼지지 않았는지요.



모든 사람이 이 도를 닦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픈 사람도 없을 거고,



생전 싸우는 일 없이



서로 오순도순 평화롭게 살텐데요"









청운도인께서는 고개를 끄덕이고 대답하셨다.



"네 말이 맞다.



사람한테 도를 따르는 것보다 더 큰 복이 있겠느냐.



도에 따라 사는 기쁨보다 더 큰 기쁨이 어디 또 있겠느냐.



사람으로 태어나 하는 일 중에 도를 닦는 것만큼 값진 일이 없다.









세상 사람들은 그걸 모른다.



도를 닦아 얻는 이 엄청난 복을 모르니



도에 들어올 생각을 아니한다.









그저 부귀 권세 명예가 최고인줄 안다.



그것들을 얻으려고 일평생 허덕거리며 괴로워한다.



온갖 번뇌에 휩싸여 허우적거리다가 허망하게 죽고 만다.









또 어떤 사람들은 잘못된 도를 진법(眞法)으로 잘못 안다.



일평생 도를 닦는다고 애쓰나 헛되고 헛될 뿐이다.









참된 도가 뭔지 비록 알았다 해도



몸소 따르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입으로만 떠들고 몸으로 닦지는 않으니



이 또한 헛된 일이다.



참으로 애석하다 아니할 수 없다.









사람들이 참된 도를 따르지 않으니,



도를 깨닫고 닦은 이들도 사람들에게



전할 생각을 못하고 스스로 물러가 숨어버린다.



하나 앞으로 멀지 않아서 사람들의 지혜가 열리게 된다.









그때가 오면



동서양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참된 도로 들어올 것이다.









수많은 사람이 수도인이 되어



하늘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게다.



그 후 하늘의 밝음이 온 세상을 환히 비춰준다"









청산은 스승의 말씀을 듣고,



하늘의 광명이 온 세상을 환하게



밝혀 주는 날이 빨리 오기를 간절히 빌었다.









청산이 열아홉 살 되던 해 이른 봄이었다.



청산은 이제 마음대로 얼령(靈體)를 보내고



다시 거둬들일 수 있게 되었다.









얼령을 아주 먼 곳까지 보내도 그 모습이 뚜렷하게 보였다.



숨쉬기 공부를 할 때엔 얼령을 멀리 떨어진 산까지 보냈다.



얼령은 청산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산에도 쉽게 갔다.









어느 날 청산은 갑자기 말로만 들은 금강산을 보고 싶었다.



그래서 얼령을 금강산으로 보냈다.



얼령이 금강산으로 가자



금강산의 아름다운 경치가 영화의 화면처럼 눈앞에 펼쳐졌다.









청산은 잠시 동안 넋을 놓고 그 기막힌 풍경을 감상했다.



그러다가 공부하기에 좋은 곳이 없는지 살펴보았다.



꽤 수려하게 생긴 산봉우리 하나가 청산의 눈길을 끌었다.



새하얀 바위 봉우리인데 중턱에 평평한 데가 있었다.



얼령을 그리로 보냈다.









얼령은 청산이 시키는 대로 거기에 가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얼령의 앞쪽으로 수많은 산봉우리들이 숲처럼 늘어서 있었다.



그 봉우리들의 형상은 각양각색이었다.









길짐승, 날짐승, 구슬, 사람, 꽃, 갖가지 형상을 하고 있었다.



이 변화무쌍한 모습에서 생동하는 기운이 넘쳐흘렀다.









청산은 마음을 고요히 가다듬고 얼령과 함께 숨쉬기를 시작했다.



천지(天地)의 기운이 숨을 따라서 청산의 단전으로 밀려 들어왔다.



청산은 자신의 얼령 속으로 금강산에 감도는 서기(瑞氣)가



빨려 들어가는 모습도 보았다.









어느 날은 얼령을 백두산으로 보냈다.



청산이 있는 곳은 이미 봄이 왔는데 백두산은 아직 눈에 덮여 있었다.



청산은 얼령을 백두산 여러 봉우리 중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로 보냈다.









거기서 동쪽을 보니 동해 쪽으로 뻗어간 백두대간이



거대한 용처럼 길게 누워 있었다.



서쪽으로는 광막한 만주 벌판이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









바로 아래 발밑에서는 天池가 고요히 숨을 쉬고 있었다.



청산은 자신의 얼령을 백두산 상상봉에 앉혀 놓고서 함께 수련했다.



天池에 서린 영기(靈氣)와 백두산 여러 봉우리에 감도는 瑞氣가



청산의 얼령한테로 들어왔다.









그 기운들과 하늘의 진기(眞氣)가 한데 뭉쳐



아래위로 돌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얼령이 백두산 금강산 등에서 공부를 시작한 뒤로



청산의 공부는 더욱 진전되었다.









전에는 숨을 너 댓 번 쉬고 기운을 한번 씩 돌렸는데,



이젠 세 번 만 쉬어도 기운덩이가 생겼다.









청산은 백두산 금강산 이외에



다른 여러 명산으로도 얼령을 띄워 보냈다.



봄이 지나고 여름이 왔다.









이제 청산의 공부는



한번 숨을 쉬고 기운을 돌리는 경지에 이르렀다.



기운이 돌아가도 단전에 생긴 기운덩이는



흩어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었다.









또 굳이 마음을 쓰지 않아도



기운이 저절로 임독맥을 따라 돌아갔다.



임독유통이 완전하게 이뤄진 것이다.









임독맥(壬督脈)이 환하게 열리자



더욱 막강한 힘이 생겼다.



또, 몸속이 엷은 껍질만 남고



텅 비어버린 것 같았다.









몸이 한없이 가벼워지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온몸에 진기(眞氣)가 충만했다.



지혜도 매우 밝아졌다.









세상만사 모든 일을 막힘없이 꿰뚫어



헤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음은 지극히 자유롭고 고요해졌다.



잠재의식 깊은 곳에 숨어 있던



온갖 번뇌와 욕망의 뿌리도 뽑혀나가기 시작했다.



가슴에는 한량없는 기쁨이 샘솟았고,



그 이상 아무것도 바라지 않게 되었다.









또, 용모가 더욱 깨끗해졌다.



피부에는 윤기가 넘쳐흘렀다.



얼굴은 백옥처럼 맑아졌다.









눈에서는 서글서글한 광채가 힘차게 쏟아져 나왔다.



늦여름 어느 날, 청운도인께서 돌아오셨다.



청산이 큰절을 올리자



청운도인께서 그동안 많이 닦았느냐고 물으셨다.



청산은 얼마 전부터 기운이 저절로 돌아간다는 말을 했다.









청산의 얘기를 듣고,



청운도인께서는 아주 흐뭇해하는 표정을 지으셨다.



그리고 이런 말씀을 하셨다.









"네가 비로소 도(道)에 들어섰구나.



하나 도를 완전히 이루려면 아직도 멀었다.



수도란 끝이 없는 길이다.









어떤 수도인들은 임독이 유통되는 것으로



도를 다 얻었다고 생각한다.



자기 위에 아무도 없다고 믿는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 하늘 높은 줄 모른다.



높은 스승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스스로 스승이 되어 사람들 머리위에 군림하려 한다.









너는 항상 너를 낮추고 부지런히 힘써 닦거라.



내일부터는 또 다른 공부를 하자"









이날 밤 청산은 평소와 같이



한밤중에 일어나 수련을 시작했다.









마음을 가다듬고,



숨을 쉰 다음,



기운을 돌리려고 하는데 갑자기 어지러웠다.









앞이 잘 안 보이고,



정신을 차리려고 하니 머리가 아팠다.



또 눈앞에 기이한 별천지가 홀연히 나타나 스쳐갔다.









그리고는 몸이 저절로 날아가다가



까마득한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청산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러댔다.









청산의 고함소리를 듣고 청운도인께서 오셨다.



"왜 그러나?"



스승의 물음에 청산은 대답을 못하고 우물쭈물했다.



"무슨 일이 있었느냐?"



청산은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머리가 어찔어찔하고 정신이 가물거렸다.



몸도 따라서 휘청거리는 것 같았다.









청운도인께서는 얼른 청산의



등허리 혈소를 몇 군데 눌러줬다.









그러자 머리가 개운해졌다.



청산이 정신을 차리니,









청운도인께서



"네 몸이 이제 완전히 바뀌는구나.



오늘은 좀 쉬어라."하셨다.









청운도인께서는 청산에게



그악 태자의 도화(道話)를 들려주신 다음,



앞으로 너도 그악 태자처럼 공부하라고 이르셨다.









"군자국이 망했을 때처럼



우리 겨레는 오랫동안 밝받는 법을 멀리 했다.









지금 세상에는 우리 겨레의 도법(道法)인



밝돌법을 닦는 사람이 없다.



이 도법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도 드물다.









밝돌법을 멀리한 뒤로



우리 겨레는 늘 외적의 압박을 받았다.



외적의 침략으로 우리 겨레가 겪은 고초를



어찌 다 말할 수 있겠느냐.









배달겨레의 눈물이 바다가 되고,



맺힌 한(恨)이 태산준령처럼 쌓이고 쌓였다.









이제 새로운 운(運)이 돌아와



밝돌법이 다시 꽃피게 되었다.









그날을 위해 그악 태자처럼



너도 더욱 어려운 공부를 해야겠다.



할 수 있겠느냐?"









청산은 어떤 어려움도 감수하고



스승님 뜻을 따르겠노라고 선선히 대답했다.









"지금부터 네가 할 공부는 하늘 기운과 땅 기운,



그리고 네 기운을 하나로 합쳐지게 만드는 공부이다.









세 기운을 한데 합치려면,



코가 아니라 살갗으로 숨을 쉬어야 한다.









살갗에는 아주 작은 구멍이 무수하게 많이 있다.



이 구멍으로 땀이 나오고 공기가 드나든다.









아기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는 살같의 구멍으로 숨을 쉰다.



태어나 어른이 되면 주로 코에 의지해서 숨을 쉬게 된다.









몇 번 코로 숨을 쉰 다음에



한동안 숨을 멈추고



살같으로 숨 쉬는 수련을 하여라.









숨을 멈췄다가 답답해지면



다시 코로 숨 쉬고 멈추기를 되풀이해라.



그러면 멈추는 시간이 차차 길어진다.









그리고 이 수련을 할 때는



네 얼령을 하늘 높이 띄워라.



네가 하늘 높은 곳에 떠 있다 생각하며 공부해라.



또 이 공부는 옷을 완전히 벗고 맨몸으로 해야 한다"









하늘 기운,



땅 기운,



사람의 기운,



이 세 기운을 하나로 합치는 공부법을



삼합단법(三合丹法)이라 부른다.









삼합단법은 밝돌법의 다섯 번째 수련단계이며



통기법(通氣法)의 두 번째 수련단계이다.









통기법의 첫 번째 수련단계인



진기단법(眞氣丹法)에서는



임독유통(任督流通)이 완성된다.









진기단법은 수련할 때에도



피부호흡이 조금씩 되기 시작한다.



삼합단법은 본격적인 피부호흡 공부다.









피부호흡이 이뤄지면



임독맥 유통과는 비교할 수 없이 큰 도력(道力)이 생긴다.



삼합단법의 행공(行功)자세는 두 가지다.









한 가지는 앉아서 수련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누워서 수련하는 것이다.



앉아서 할 때는 두 다리를 벌려서 뻗는다.









또 두 무릎을 약간 위로 들어올린다.



발뒤꿈치와 엉덩이를 일부분만 땅에 댄다.









양손은 무릎위에 얹는데



손바닥 끝부분만 올려놓는다.



눈은 반쯤 감고, 척추는 똑바로 세운다.



누워서 할 때는 양팔을 벌린다.









편안히 누워 고개를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돌린다.



숨쉬기는 진기단법과 같이 한다.









처음엔 아홉 번 숨을 쉰 뒤에



숨을 멈췄다가 답답해지면 다시 코로 숨 쉰다.









청운도인께서는 외공(外功)의 몸놀림도



여러 가지 더 가르쳐 주셨다.









외공을 가르치며



이런 주의를 주시기도 했다.









"이걸 절대로 싸움에 쓰지 말거라.



그런 짓을 하면 하늘께서 벌을 내리신다. 그



동안 닦은 공부가 허사로 돌아간다.









내가 이 몸놀림을 네게 가르쳐 주는 것은



이 몸놀림이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검술이나 봉술(棒術)도 마찬가지다.



그것들이 네가 도(道)를 빨리 이루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익히라 했다.









누굴 찌르고 때리라고 가르친 것이 아니다.



행여 생각으로라도



네가 배운 무공(武功)으로



누구와 싸워선 아니 된다"









청산은 이날부터 피부호흡 공부를 하면서



그악 태자처럼 무예를 닦았다.









축시(丑時)부터 미시(未時)까지는



전에 하던 대로 호흡 수련을 했다.



무예는 저녁나절에 익혔고,



잠은 초저녁부터 한밤중까지 잤다.









피부호흡을 수련할 때엔



아랫도리에 걸쳤던 가죽옷마저 벗었다.



완전히 발가벗고 수련했다.









청산은 청운도인께서 가르쳐 주신대로



고요히 앉거나 누워서 숨쉬기를 했다.



얼령은 하늘 높은 곳에 띄웠다.









자신의 몸도 허공중에 떠올라



허공처럼 환하게 열린다고 생각했다.









그런 다음 코로 숨을 아홉 번 쉰 다음에 숨을 멈추곤 했다.



코로 숨쉬는 동안에는 돌단자리에다 진기(眞氣)를 가득 모았다.



숨을 멈추고서는 자신의 살같 구멍이 콧구멍처럼 크게 열리고



그리로 공기와 진기가 밀려들어오는 상상을 했다.









처음엔 멈추는 시간이 채 2분이 지나기 전에 답답함을 느꼈다.



가슴이 좀 답답해지기 시작하면 얼른 코로 숨을 쉬었다.









청운도인께서는 숨을 억지로 참지 말라고 이르셨다.



멈추는 시간은 아주 느리게 조금씩, 조금씩 길어졌다.



청산은 어서 빨리 도를 이루고 싶은 마음에 안달이 났다.









청운도인께서는



청산의 마음을 헤아리시고 이런 말씀을 하셨다.









"급하게 마음먹는다고



도가 속히 이뤄지는 게 아니다.



그 마음도 욕심이다.









도를 이루고 못 이루는 것도 모두 하늘에 맡겨라.



그저 평안한 마음으로 공부를 즐겨라.



이런 공부를 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에서 가장 큰 복을 누린다고 여겨라."









피부호흡에 비해서 무공(武功)은 눈에 띄게 빨리 향상되었다.



하루는 청운도인께서 한 아름 되는 바윗돌을 들어 올리라 이르셨다.



청산은 돌단자리에 힘을 모은 다음 그 돌을 번쩍 들었다.



들어보니 꽤 묵직했다.









청운도인께서는 돌을 든 채



산꼭대기까지 뛰어갔다 오라고 하셨다.



청산은 정상을 향해 달려갔다.



중턱까지는 큰 힘을 안 들이고 잘 뛰었다.









거기서부터는 힘겨웠다.



경사가 급하여 오르기가 무척 어려웠다.



달리기는커녕 걷는 것도 벅찼다.









내려오기도 쉽지 않았다.



손에 든 돌이 너무 무겁게 느껴졌다.



청산이 땀을 뻘뻘 흘리며 돌아오자,



청운도인께서 껄껄 웃으시며 요령을 가르쳐 주었다.









"몸의 힘만 쓰니까 그리 어려운 게다.



마음의 힘을 써라.



돌을 돌이라 생각하지 말라.









솜뭉치를 한 덩이 들고 있다 생각하면,



정말 솜처럼 가벼워지느니라.



모든 게 마음에 달려 있느니라.









내가 전에 너한테 이르기를,



너는 이미 몸이 마음을 따르는



경지에 올랐다 하지 않았더냐?









네 마음이 바위를 솜으로 여기면,



바위가 솜처럼 가벼워지느니라.



마음이 몸을 자유로이 이끌 수 있는 경지에



이른 사람만이 그 묘한 법을 쓸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솜이 아니라



허공중의 공기라 여기면 더 가벼워지겠구먼요."









"그러니라.



아예 아무 것도 든 게 없다 여기면



무게를 아예 못 느끼게 된다.



내 몸의 일부라 생각해도 그럴 것이다"









청산은 다시 바윗돌을 집어 들었다.



바윗돌을 안은 채 돌단자리로 기운을 모았다.









또 바윗돌이 솜으로 변했다가 공기로 화(化)하고



아예 사라져 버리는 모습을 생각했다.









그렇게 하니까 훨씬 가볍게 느껴졌다.



두 번째 달릴 때는 처음보다 조금 쉬웠다.









청산은 나도 해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재미가 있었다.



그래서 부지런히 연습했다.









수백 수 천 번을 거듭 연습하니 몇 달 후에는



맨몸으로 달리듯이 산꼭대기를 오르내리게 되었다.









그 다음엔 돌을 들고



나무사이로 달려 다니는 공부를 했다.



이것도 처음엔 무척 힘들었다.



몸이 자꾸 나뭇가지에 걸렸다.



청산은 스스로 요령을 터득했다.









자신의 몸이 다람쥐처럼 작아지고,



제비처럼 날쌔진다고 상상했다.









나중엔 바람으로 화(化)했다 생각하며 달렸다.



효과가 있었다.



점점 더 작은 틈 사이로 자유롭게 뛰어 다녔다.



나무사이로 뛰어다니는 청산의 모습이 흡사 다람쥐와 같았다.









이 공부가 끝나자 비공술(飛空術)과 경신술(輕身術)을 익혔다.



처음엔 그악 태자처럼 막대기를 짚고 높이 오르는 연습을 했다.









공부가 향상됨에 따라 막대기가 점점 가늘어 졌다.



나중엔 새끼손가락보다 더 가느다란 회초리에 의지해서



공중에 높이 솟아올랐다.









마지막엔 그 회초리조차 쓰지 않았다.



자신의 몸이 공기보다 더 가벼워지고



팔과 다리가 날개로 변했다 상상하며 뛰어 올랐다.



자꾸 연습하자 몸이 정말 가벼워졌다.









팔과 다리에는 기운이 충만했다.



그래서 나무에 의지해서 뛰어 오를 때와 똑같이 솟아오르게 되었다.



힘을 주어 펄쩍 뛰어오르면 세 길이 넘게 솟구쳤다.









청산이 머물던 동굴 근처에



스무길 가까이 되는 절벽이 있었다.



절벽 중간 중간에는 나무들이 몇 그루 자랐다.









청산은 절벽 꼭대기로 올라가 보고 싶었다.



나무를 잘 이용하면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청산은 절벽 아래서



돌단자리 숨쉬기를 하여 기운을 모았다.



또 마음을 집중하여



자신의 몸이 새의 몸으로 변한다고 상상했다.



새가 사뿐히 나뭇가지에 앉듯이



나무를 디디며 꼭대기까지 올라갈 생각이었다.









드디어 단전 가득 기운이 모였다.



청산은 자기가 밟고 올라갈 나무들을 정한 다음에 위로 솟구쳤다.



청산의 발이 두세길 높이에 있는 맨 아래쪽 나무에 닿았다.



청산은 발이 닿는 순간 다시 두 번째 나무를 향해 솟아올랐다.









이렇게 반복하여 드디어 절벽 꼭대기에 이르렀다.



내려올 때도 마찬가지로 새처럼 사뿐사뿐 내려왔다.



비공술을 어느 정도 익힌 다음에는 경신술 공부를 시작했다.









하루는 청운도인께서 바위와 바위 사이에다



지름이 두 치쯤 되는 나무를 구해다 걸쳐 놓으라 일렀다.



청산은 길이가 두어 길이 넘게 가져와 바위 위에 걸쳐 놓았다.









그랬더니 청운도인께서 청산더러



그 나무를 밟고 건너가라 했다.



"몸의 중심을 잘 잡고서 발을 옮겨라.



또 공중으로 솟아오를 때처럼



네 몸이 공기보다 더 가벼워진다 생각하고 걸어가라"









청산은 바위에 올라가 고요히 숨을 쉬며 기운을 모았다.



그리고 자신의 몸이 먼지처럼 흩어져 사라진다고 생각했다.



그런 다음 조심스럽게 나무에 발을 디뎠다.









청산이 올라가자 나무가 활처럼 휘어졌다.



청산의 몸도 따라서 약간 흔들렸다.



청산은 정신을 집중하여 발을 옮겼다.



나무는 점점 더 휘어졌다.









청산이 중간쯤에 이르자 거의 부러질 지경이 되었다.



청산은 자신이 걷는 게 아니라



날아간다 생각하면서 발을 내디뎠다.



마침내 무사히 건너편 바위에 이르렀다.









청산은 매일 경신술(輕身術) 공부에 전념했다.



청산의 공부가 향상되면서



처음엔 부러질 듯 크게 휘어졌던 나무가 차차 작게 휘어졌다.



얼마쯤 지나자 청산이 올라서도 그냥 그대로 있었다.



청산의 몸이 그만큼 가벼워진 것이었다.









이때 청산은 나무를 새것으로 바꿨다.



더 가느다란 나무였다.



이번 나무는 지름이 한 치 오 푼쯤 되었다.









이 나무 역시 처음엔 청산이 올라서자마자 활처럼 휘어 졌다.



가운데쯤에 이르니 거의 부러질 것 같았다.



그런데 얼마 후에는 먼젓번 나무처럼 하나도 안 휘어졌다.









청산은 또 나무를 갈았다.



이번 것은 지름이 한치 남짓했다.



청산의 경신술 공부는 빨리 향상되었다.



얼마 후에는 손가락 굵기의 나뭇가지를 밟고서도



걸어 다닐 수 있었다.









나중엔 그보다 더 가느다란 나뭇가지로 바꿨다.



삼합단법(三合丹法)을 수련할 때



청산의 나이는 열아홉이었다.



청산은 이제 어엿한 청년이었다.









청산이 길러준 백호와 대호도 어른이 되었다.



이 무렵 백호와 대호는 어디론가 멀리 떠났다가



며칠 만에 돌아오곤 했다.









백호가 보이면 대호가 안보이고



대호가 보이면 백호가 안 보일 때도 있었다.



둘 모두 없어졌다가 한 참 만에 나타나기도 했다.









여름이었다.



한번은 너무 오랫동안



백호와 대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청산은 그들이 어디서 무얼 하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얼령을 띄워 보내 그들을 찾아보았다.









그들은 청산의 굴에서 십여리쯤 떨어진 굴에 있었다.



굴속에는 그들 말고도 새끼 호랑이 두 마리가 있었다.



그들 사이에 태어난 새끼들이었다.



청산은 감회가 깊었다.









어미를 잃고 갈 바 몰라 헤매던



백호와 대호를 엊그제 처음 만난 것 같은데,



그들이 벌써 어른이 되어



새끼를 낳았으니 참 대견스럽게 보였다.



가슴이 뿌듯해지기도 했다.









그들과 그들의 새끼들에게 지극히 애틋한 정이 우러나왔다.



청산은 백호 대호가 낳은 새끼들을 보고 싶었다.









그래서 백호 대호에게 마음으로 이런 말을 전했다.



"너희 아기들이 보고 싶구나.



백호야! 대호야!



아기들이 돌아다닐 수 있게 되면



바로 나한테 데려오너라."









백호와 대호는 청산이 전하는 말을 알아들었다.



둘 다 고개를 끄덕이며 꼬리를 흔들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청산이 개울에서 목욕을 하는데



산 위쪽에서 백호가 울부짖었다.



반가워서 울부짖는 소리였다.









청산이 소리 나는 쪽을 돌아보니



백호 대호가 산 위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새끼 두 마리도 쫄랑쫄랑 따라왔다.









청산은 백호와 대호를 쓰다듬어 주고



새끼들한테 가까이 오라 손짓했다.



새끼들은 낯을 가리며 쭈빗거렸다.



갸웃갸웃 청산을 바라보기만 했다.









청산은 개울 속으로 들어가



물고기들을 잡아 그들에게 내밀었다.



한 놈이 먼저 가까이 다가와 물고기를 받아먹었다.









그제서야 다른 한 놈도 가까이 왔다.



새끼들은 청산과 바로 친해졌다.









청산이 어루만져 주자 꼬리를 치며 좋아했다.



청산은 문득 백호 대호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어려서 부모를 잃은 그들이



이렇게 자라서 어버이가 된 것도



모두 하늘의 은덕 같았다.









청산은 하늘을 향해 마음으로 경건히 절을 올렸다.



그리고 백호 대호의 어린 새끼들도



아무 탈 없이 잘 자라게 돌봐 주십사 하고 간절히 빌었다.



자신이 어버이가 된 심정으로 정성스럽게 기도를 마쳤다.









이 무렵, 피부호흡 공부는 아주 느리게 향상 되었지만,



靑山의 공력(功力)은 눈에 띄게 높아졌다.



기운을 모아 공중으로 뛰어 오르면 세길 이상 솟구쳤다.









커다란 나무를 한 손으로 잡아당겨



엿가락처럼 휘어지게 만들기도 했다.



몸은 갈수록 가벼워졌다.









이젠 손가락 굵기의 나뭇가지를



바위 사이에 걸쳐 놓고 그 위를 걸어 다녔다.



그 가느다란 나뭇가지가 조금도 굽어지지 않았다.









피부호흡은 서서히 이뤄졌다.



숨을 멈추는 시간이 한 달에 몇 초씩 길어졌다.



그에 따라 살갗의 숨구멍도 조금씩 열려갔다.









숨구멍이 열리면서 살같이



근질거리기도 하고 시원해지기도 했다.



온 몸에 파스를 바른 것처럼 싸할 때도 있었다.









어떤 때는 산들바람 같은 기운이 피부를 통해 솔솔 들어왔다.



살갗으로 기운이 들어올 때는 마음이 한없이 아늑해졌다.



삼라만상이 모두 자신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것 같았다.



청산도 삼라만상 모두에게 가없이 자비로운 마음을 보냈다.









하늘이 맑게 갠 어느 여름날이었다.



이 날 청산은 외공(外功)을 익히다가



바위에 누워 잠시 쉬고 있었다.









반쯤 감긴 청산의 눈이 푸른 하늘로 향했다.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었다.









청산의 마음에는 번뇌가 일체 깃들이지 않았다.



청산은 무심한 눈길로 푸른 하늘만 바라봤다.



청산의 마음은 어느새 푸른 하늘과 하나가 되었다.









하늘이 곧 청산이고,



청산이 곧 하늘이었다.



청산은 고요히 숨을 쉬었다.









하늘도 청산과 함께 숨을 쉬었다.



청산과 하늘 둘 사이엔 티끌만한 틈도 없었다.









청산은 푸른 하늘과 혼연일체가 되어



한참 동안 돌단자리 숨쉬기를 했다.



그러다가 자기도 모르게 숨을 멈췄다.



코로 숨 쉬는 것을 멈추자 살갗으로 기운이 술술 들어왔다.









처음엔 산들바람처럼 부드럽고 약하게 들어오더니



나중에는 파도처럼 쏴아아 밀려왔다.









살갗이 그물처럼 구멍이 숭숭 뚫리는 것 같았다.



바람이 그물을 통해서 빠져나가듯



바깥의 공기와 기운이 거침없이 밀려들었다.









또 몇 분 동안 숨을 멈추고 있었는데도 답답하지 않았다.



청산은 자신의 몸이 거대한 풍선처럼



한없이 부풀어 오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몸이 저절로 떠오르려는 듯이 자꾸 들썩거리기도 했다.



이날부터 피부호흡이 제대로 되었다.



삼합단법(三合丹法)을 닦기 시작한 뒤 1년 반 만이었다..









청산은 너무 기뻤다.



피부호흡이 되기 전과



이후의 마음 경계는 천양지차로 달랐다.









청산은 이루 다 형언할 수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했다.



전에 느낀 기쁨과 즐거움을 이때 느낀 기쁨에 비교하면



보름달 앞의 반딧불이었다.



.



청운도인께서는 전에 피부호흡을 해야



비로소 도 닦는 기쁨을 알 수 있다고 하셨다.



청산은 스승의 이 말씀을 실감했다.









하루는 폭포 아래 물속에 들어가 피부호흡을 시도해 보았다.



코로 숨을 몇번 쉰 다음에 물밑에 잠겨 있었다.



위로 떠오르지 않도록 바위를 잡고 천천히 하나 둘 세었다.









이백까지 세었는데 하나도 답답하지 않았다.



삼백 가까이 세자 가슴이 약간 답답했다.



청산은 그제서야 밖으로 나왔다.









피부호흡을 오분 이상 했던 것이다.



피부호흡이 되자 몸이 더욱 가벼워졌다.









청산은 경신술(輕身術)공부에 쓰는 나무를 또 바꿨다.



새끼손가락 반 만한 나뭇가지를 바위 사이에 걸쳐 놓고



그 위를 걸어 다녔다.









그래도 나뭇가지가 부러지지 않았다.



청산의 비공술(飛空術)도 일취월장 향상되었다.



네길 이상 뛰어오를 수 있었다.









스무 길이 넘는 절벽을



너 댓 번 도약하여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한번은 청산이 수련을 마치고 쉬는데



날다람쥐 한마리가 나타났다.









날 다람쥐는 나무 위로 또르르 올라가더니



가지 사이를 펄쩍 펄쩍 뛰어 다녔다.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날아서 건너가기도 했다.









청산은 자기도 올라가 해 보고 싶었다.



나무 꼭대기로 올라가 나뭇가지를 밟고 달려보는 것도



꽤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잠시 기운을 모은 다음



커다란 나무 꼭대기로 솟구쳐 올라갔다.









몸이 아래로 내려오며 발이 가지에 닿는 순간



다시 다른 나무 꼭대기로 사뿐히 건너뛰었다.



한참 동안 이 나무 저 나무로 옮겨 다녔다.









때로는 기운이 넘쳐 주체하기가 어려웠다.



기운을 발산하지 않으면 몸이 근질거려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럴 때엔 자기키보다 더 큰 바윗돌을 들쳐 메고 마구 달렸다.









나무 두 개를 양손으로 하나씩 잡고서



활처럼 휘어지게 한 다음에 도로 놓아두기도 했다.



청산이 사는 계곡의 나무들 중



청산의 손을 안 탄 나무가 별로 없었다.









피부호흡이 된 뒤에는 뱀의 독도 청산을 해치지 못했다.



청산은 어느 날 개암을 따러 갔다가 독사에게 물렸다.



전에는 엄지발가락을 물렸는데 이번에 물린 곳은 복숭아 뼈였다.









청산은 재빨리 손톱으로 상처를 내어 피를 뽑았다.



그 사이 발과 종아리가 퉁퉁 부었다.



청산은 손으로 장딴지를 쓸어내렸다.



그러자 부기가 가라앉았다.









전에 독사한테 물렸을 때는 힘이 쭉 빠졌었다.



이번엔 그러질 않았다.



물린 데가 뜨끔 거리기만 했다.



독이 큰 힘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었다.









청산이 걸어서 굴로 돌아오려 하니



백호가 자기 등에 타라는 시늉을 했다.



청산은 괜찮다며 스스로 걸어왔다.









굴까지 오니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청산은 굴속에 누워서 휴식을 취했다.



이날 오후 청운도인께서 오셨다.









청운도인께서는 청산이 뱀에 물린 것을 아시고서



조심성이 없다고 나무라셨다.









"그래서 내가 너더러 매사에 늘 조심하라 이르지 않았느냐.



옛날에 청구도사라는 밝돌법의 큰 스승이 계셨느니라.



청구도사께선 제자를 고르실 때



조심성과 담력을 먼저 시험하셨다.









담력이 약하고 조심성이 부족하면 큰 도를 못 이룬다.



너도 몇 년 동안 열심히 닦았으니



그 정도는 알텐데 왜 그리 덤벙대느냐"









청운도인께서 약을 발라주시니 상처가 곧 나았다.



청산은 스승 앞에서 숨쉬기 공부를 했다.



이 날은 피부호흡이 더욱 잘 됐다.









숨을 멈추는 시간이 평소보다 훨씬 길었다.



청운도인께서 매우 흐뭇해하시며 청산을 격려했다.









"이제 살같의 숨구멍이 크게 열렸다.



잘 닦았다.



너도 비로소 도인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구나.



살갗으로 숨을 쉬니까 기분이 어떠냐?"









"참으로 좋습니다.



뭐라고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습니다."



스승께서 인정해 주시니 청산은 무척 기뻤다.









"피부호흡이 완전히 이뤄지면 그 경지는 또 다르다.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다.



그렇다고 공부가 다 끝나는 게 아니다.



그 뒤에도 한참 더 해야 한다."









청산은 청구도사라는 분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그에 관해 스승께 여쭤보았다.



청운도인께서 들려주신



청구도사의 도화(道話)는 이런 내용이었다.









-------도화 생략--------









청운도인께서는



청구도사의 道話를 들려주신 다음 이런 말씀을 덧붙였다.









"하늘이 내리시는 높은 덕과



도를 몸에 지녀야 참사람이 된다.



하늘의 덕과 도를 얻으려면



항상 밝음을 닦아야 한다.









몸에 밝(하늘기운)이 깃들이지 않으면 해가 오고,



마음에 밝이 없으면 정신이 어두워진다.‘"









여자의 몸으로 뭇 남자 수도인을 물리치고 道術시합에서



우승한 나자의 이야기는 청산에게 깊은 감명을 줬다.



이 얘기를 들은 뒤로 청산은 더욱 열심히 정진했다.









날이 갈수록 피부호흡을 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십여 분씩 물속에 잠겨 있어도 답답하지 않았다.









어느 날 피부호흡 공부를 마치고



막 경신술(輕身術) 공부를 시작했을 때였다.









청산은 나무 꼭대기로 올라가 나뭇가지를 타며 달려보고 싶었다.



한데 청산이 이렇게 마음먹는 순간, 몸이 붕 떠올랐다.









신기한 일이었다.



전에는 나무 아래에서 기운을 모은 다음에야



위로 솟구쳐 오를 수가 있었다.









마음먹자마자 저절로 솟아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청산은 아름드리 고목나무 맨 꼭대기에 나비처럼



사뿐히 내려서서 사방을 둘러봤다.









때는 가을이라 갖가지 단풍잎들이 온 산을 곱게 물들였고,



하늘에는 흰 구름 몇 조각이 두둥실 떠 있었다.



붉은 단풍잎과 새파란 하늘,



하얀 구름이 선명한 대비를 이뤄 참 아름답게 보였다.



청산 자신도 그 아름다운 풍경의 한 부분이 되어버린 기분이었다.









청산이 무아경(無我境)에 들어 위를 올려다보는데



산봉우리 너머 쪽에서 뭉게구름 한 덩이가 떠올랐다.









청산은 그 뭉게구름을 타고서



온 세상을 두루 돌아다녀보고 싶었다.









그 마음을 먹는 순간 또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청산의 몸이 저절로 솟구쳤다 내려왔다 하면서



나뭇가지를 타고 산봉우리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청산 자신은 전혀 힘을 쓰지 않았는데 그렇게 된 것이었다.



청산은 너무 신기해서 이 얘기를 스승께 아뢰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이번에도 몸이 저절로 움직여



스승이 계신 굴 앞에까지 왔다.



청산은 얼른 굴 안으로 들어가



자기가 경험한 것을 스승께 말씀드렸다.









"스승님, 나무 꼭대기로 올라가려고 하는데,



그 생각을 하자마자 몸이 솟구쳐 올랐습니다.



전에 없던 일입니다.









또 산에 올라가고 내려올 때도



마음먹은 대로 몸이 저절로 움직였습니다.



어찌된 영문인지요?"









청운도인의 대답은 이러했다.









"이제 네 몸 안에서 하늘 기운과 땅 기운,



또 사람 기운이 하나로 합치되기 때문이다.



이 세 기운이 몸 안에서 함께 움직이면



마음먹은 대로 몸이 따라 간다.









심신(心身)이 완전하게 통일되었기 때문이다.



마음이 곧 법(法)이 되어 만사가 마음먹은 대로 이뤄진다.



너는 오늘부터 절대로 어떤 중생도 미워하거나 저주하지 마라.









그리하면 네 미움을 받는 중생이 크게 상한다.



상처를 입고, 병이 들고, 심지어 죽기까지 한다.



목숨을 지닌 중생만 그러는 게 아니다.









목숨이 없는 삼라만상도 해를 입는다.



몸에 큰 기운을 지닌 사람은



마음의 힘도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만약 네가 마음으로 다른 만물중생을 해치면



너 자신이 그 업보를 받게 마련이다.



똑같은 잘못을 저질러도 수



도인의 죄는 예사 사람의 죄 보다 더욱 무겁다.









하늘을 따라 하늘 기운을 받는 자가 나쁜 짓을 하면



하늘께서 크게 진노하신다.









그러니 항상 만물중생을 아끼고 보살피며 사랑하거라.



네가 사랑을 보내면 만물 중생을 큰 복을 받는다.









병들어 죽어가는 중생도



하늘로부터 받은 수명이 다하지 않았다면



네 사랑의 힘으로 살려낼 수 있다.









그러니 누가 네게 해를 입혀도



그를 미워하지 마라.



크나큰 자비심으로 품어 안아라.









그러면 그 한테도 너에게도



좋은 복이 돌아온다.



명심하여라 알겠느냐"









청산은 스승의 말씀을 가슴에 깊이 새겨두었다.



전에 자신을 문 독사를 죽여 버린 일과



자기한테 대든 호랑이를 미워한 일이 생각났다.



죄책감이 들었다.









청운도인께서 청산의 마음을 헤아리시고



한 말씀 덧붙이셨다.









"지난 일을 거울삼아 앞으로 더욱 잘하여라.



지난 잘못을 자꾸 돌이켜 반성하다 보면



이제 잘하게 될 게다.









그러면 하늘께서 기꺼이 용서해 주신다.



하늘은 가없이 자비로우시다"









스승의 말씀을 듣자 청산의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졌다.



청산은 지금부터는 아무도 미워하지 않겠다고 굳게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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