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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세트 입문기
HIFI게시판 > 상세보기 | 2023-04-14 18:08:24
추천수 1
조회수   525

제목

카세트 입문기

글쓴이

김일영 [가입일자 : 2003-09-26]
내용
처음으로 음악에 빠져든 음반은 신해철의 '넥스트 1집'이었을 겁니다. 
그때까지 음반을 산다는 생각을 아예 못했죠.
가끔 아버지께서 음악 틀어놓고 가족과 대화 나누는 모습이 다였습니다.

금성에서 나온 포터블 붐박스에서 테이프로 들었습니다.
테이프는 제가 음악과 만난 첫 매체였습니다. 
저에게는 테이프가 그렇습니다.
 
얼마전에 테이프에 다시 입문을 했습니다.
중고딩 때가 떠오르며 너무 즐겁더라구요.
침대에 누워 테이프 갈아가며 이 음악 듣고 저 음악 듣고 추억에 빠졌습니다.

소니 wm-f707 워크맨은 중고나라 검색해보니 35만원 정도 하던데 20만원에 판다는 분이 계셨고 황급히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음떨림이 심하고 버튼 오동작이 있어 수리를 맡겼습니다.
(약간의 글자 지워짐만 있을뿐 제품 내외관 상태는 A급 이었습니다.)
수리비가 15만원이 들었네요. 
결국 35만원에 구입한 셈입니다. ^^;
 


 
이 기종 특색이 검색해보니... 고장나면 아예 먹통이 되어 작동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조심스럽게 신경을 많이 써야하는 기기인가 봐요. ㅜㅠ
이런 거에 제가 좀 약하거든요. ㅎㅎ

수리를 마친 제품을 어제 받았고 이걸로 일단 카세트 입문은 마쳤습니다. 
티악 카세트 데크도 마련했는데 이것 역시 고장이 있어 수리맡기고 수령하고... 
카세트 입문의 길은 험난했습니다. 

LP와 카세트를 넘나들며 다시 음감 테스트의 시간을... 
다소 지치기도 합니다만 나름의 결과가 있어 돌이켜보니 즐거웠습니다. ^^;

워크맨으로 음악들으며 잠을 자며 옛 학창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아침이 되어 주섬주섬 이어폰 챙겨서 플레이 시켰는데 작동이 안 하는 겁니다. 
먹통으로요. 
아니, 이게 왠 일인가... 뭔가 잘못되었나보다... 했는데 먹통이던 기기가 다시 작동을 하더군요. 
음떨림이 굉장히 심해진 상태로요. 
아무래도 전기장판을 켜 놓고 그 위에 놓아서 영향을 받지 않았나 합니다.
불안정한 증상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워크맨은 플레이 지시부에 빨간 불이 들어오는 것으로 작동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불빛이 없더군요. 
아무런 지시사항없이 그냥 작동되고 있습니다.
작동 굉음도 심하고 음떨림도 심하고 어떤 테이프는 곧 멈춰버리고...
멘붕에 빠졌습니다. 
수리 다시 보내야하나 현타가 들더라구요.
혹시나 해서 건전지를 교체하니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작동 방향 빨간불도 잘 들어오고요.
안도의 한숨과 함께 오만가지 상념이 다 지나갔습니다.

보통 요즘 전자제품은 보통 전원이 방전되면 플레이 지시등이 안 들어오고 작동이 아예 멈춰버리지않나요.
그런데 특이하게 F707 워크맨은 전원이 부족해져도 각각의 부분들이 작동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정상적으로 작동이 안 될 뿐이죠. 
왠지 살아있는 생명체가 그렀듯이... 유기적으로 각각의 부분들이 전기가 연결되어 있나 봐요. 
안드로이드같고 오싹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다시 신나게 음악 감상합니다. 
고역대에 약간 음떨림과 정상음 사이를 왔다갔다 합니다.
소리가 장엄하고 엄숙합니다. 
중년의 중후함을 가지고 있다고나 할까요.
돌비 B로 해놓고 음장감은 중간으로 놓고 듣는데 공간감 속에 음들이 피어오르며 한 부분 한 부분 소리를 새겨넣습니다.
소니의 잘 만든 포터블 기기들이 그러하듯 나름의 한 소리를 완성하고 있습니다. 

이어폰은 'PW오디오'라는 홍콩 브랜드에서 만든 '사이렌'입니다.
1DD 이어폰으로 커스텀 케이블을 만들어온 제작자가 케이블 테스트 용도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여기에 주피터 오디오의 블랙쉐도우라는 커스텀 케이블을 사용합니다. 
(요즘 헤드파이 작명 추세가 제품 모델명이 아니라 이렇게 고유명사들을 붙입니다. 그리스 신화부터 북유럽 신화까지 다양한 신들, 등장인물의 이름이 붙어나옵니다. 처음에는 이게 무언가... 했는데 요즘은 그냥 피식 웃네요.)

LP와 CD 사이에 위치한 카세트가 음감에서는 그리 각광받지 못하지만 캐러 들어가니 아기자기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기기를 찾는 재미도 있겠지만 저처럼 '명기'라는 말에 홀딱 넘어가 '너는 내 운명'이라며 한 기기를 계속 사용함에도 의미가 있을 듯도 해요. 
혹시라도 카세트에 관심있으신 분들에게... 과정은 험난할테지만 결과는 달콤하다고 말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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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진묵 2023-04-15 20:20:44
답글

제 첫 휴대용 기기는 1982년도에 구입했던 아이와...스테레오 녹음 마이크 까지 부착되어 있던 최신형...그 당시 소니 밖에 모르던 시절에 어디선가 들은 건 있어서 아이와를 그 당시 기억이 맞다면 거금 17만원을 주고 구입...몇년 전까지 어딘가 굴러 다니고 있었는데 이제 안보이네요. 갑자기 그리워지네요

김일영 2023-04-16 18:19:49

    82년도에 무려 17만원이면 대단한 명기 같습니다.
기계식 워크맨일텐데요.
철컥철컥 거리며 버튼을 눌러 시원한 소리들이 쏟아질듯 합니다.
꼭 찾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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