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임의 최상위 올인원 앰프인 노바는 AB급으로 80와트를 내줍니다. 80와트에 비해서는 구동력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네임 유니티 노바와 소프라 2, 모니터 오디오 gold 200, 피에가 301, 비엔나어쿠스틱 모차르트 그랜드를 매칭해서 들어보았습니다. 소스는 가요, 재즈, 관현악. 부록으로 아캄 sa30과의 매칭도 있습니다.
노바 - 소프라 2
소프라 2는 노바의 짝이 아닙니다. 노바는 소프라 2를 꽤 버거워합니다. 관현악 총주에서 소리가 혼탁해지는 경향. 서로 제 소리들을 내지 못하니 오래 들어볼 필요도 없었고, 평할 것도 없습니다. 포칼 팬이라면 소프라 1이나 칸타 1, 2로 가야 합니다.
노바 - 모니터오디오 골드 200
소프라 2에 좀 실망해서 의구심을 갖고 노바에 모니터 오디오 gold 200을 연결했는데 한 동안 그냥 아무 생각없이 음악을 듣게 됩니다. 제 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니터 오디오의 좀 카랑카랑한 성향과 노바의 좀 무겁고 진득한 성향이 상성을 이뤄 참 듣기 좋은 소리를 내줍니다. 음악성 있는 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디오의 음질을 평가하는 많은 미사여구들이 있지만 아무 생각없이 음악에 몰입하게 되면 좋은 거지요. 오디오의 본연을 잘 하고 있으니까. 음악을 더 듣고 싶어 자리를 뜨기 싫다면 더욱 좋은 겁니다. 아, 이게 노바의 진가구나,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모니터 오디오는 이전에도 노바와 비슷한 가격대의 150와트 앰프에 연결해서 들어보았는데 노바에 물렸을 때 만한 소리는 아니었습니다. (사족: 오디오 성능과 소리를 말로 표현하는 것은 참 곤욕스럽고 혼란을 줄까 염려되기도 해서 가급적 단순하고 직관적인 말로 제 느낌 위주로 표현하려 합니다.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 노바 - 모니터오디오 gold 200: 정밀하고 분석적... 안 들리던 소리까지 들림. 소리 끝이 부드럽고 쫀득하며 음악에 몰입시킴. 따뜻한 느낌의 소리. 무대가 중간 정도로 펼쳐짐.
노바와 피에가 301
제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조합입니다. 베스트 매칭이라고 할 수 없지만 묘한 매력이 있는 매칭입니다. 피에가 계열은 의외로 매칭이 까다롭습니다. 구동력이 있는 앰프를 물렸을 때 제 실력을 발휘하는 경향이 있고, 힘 있는 진공관과도 상성이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피에가 301은 고역이 시원하고 리본 트위터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살짝 쫀득한 미묘한 질감이 있으며 저역이 의외로 많이 나옵니다. 북셀프 중에서도 소형이지만 주파수 범위가 넓습니다. 음색은 전반적으로 과장됨 없이 수수하고 섬세합니다. 노바와는 물리기 전이나 후나 물음표입니다. 뭔가 부족하지만 떨칠 수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 무대가 작고 소박함. 피에가와 노바의 질감이 어우러짐. 둘다 정밀하고 섬세한 소리에 강점. 둘다 스피디한 응답 특성. 제 작업실과 같이 작은 공간에서 적당한 음량으로 음악을 즐길 때 좋음. 클래식, 재즈, 가요에 추천.
노바와 비엔나어쿠스틱 모차르트 그랜드
노바가 충분히 구동하지 못하는 느낌. 정밀하고 섬세하지만 빈약하고 여윈 소리가 남. 제 짝이 아님.
부록: 아캄 sa30과 소프라 2, 모니터오디오 골드 200과도 연결해서 시연해 보았습니다.
노바와 짝 지었을 때와는 달리 소프라 2는 sa30과는 여유롭게 잘 놀았습니다. 한 동안 즐겁게 음악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큼직한 스피커는 김광석도 라흐마니노프도 참 여유롭게 들려주었습니다. 야, 작은 놈이 꽤 하는구나, 이런 느낌. 그러나 디클래스 앰프답게 소리 끝마다 좀 까실까실한 질감이 느껴졌습니다.
* 아캄 sa30 - 소프라 2: 선명하고 시원시원한 소리. 음악을 즐기게 함. 까실한 소릿결에서 디지털앰프임이 느껴짐. 차가운 느낌의 소리. 무대가 중간 이상으로 펼쳐짐.
아캄 sa30과 모니터오디오 gold 200은 서로 상성이 맞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gold 200은 소프라 2 때와는 달리 문득문득 강성의 소리를 내주어 덜 즐거웠습니다.
노바와 거의 비슷한 크기의 sa30은 표시 출력 120와트를 뛰어넘는 구동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더 대형 스피커를 물려보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로. 하지만 소리의 질은 노바보다 한 수 아래였습니다. 나드 m33도 소프라 2, 3, B&W 805, 프로악 북셀프 등을 물려 들어보았지만 무대가 커진다는 점 외에는 제 귀에 노바만 못했습니다. 스피커 궁합만 잘 맞춰주면 네임 유니티 노바는 현시점에서 확실히 최고의 올인원 앰프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