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것은 이렇게 도시락통이 달린 제품들은 선재에 대한 기술이 없다. 트랜스페어런트는 그냥 OFC 구리선이다. 아마도 선재에는 기술이 없으니 도시락통에 기술이 있는 것이고 선재에 기술이 있으면 도시락통 따위는 필요가 없는 셈이다.
그런데 또 이번에도 도시락통이 달린 트랜스페어런트 전원케이블이 아주 저렴하게 중고가 나온 것이다. 등급은 뮤직링크 MM. 트랜스페어런트 등급은 구별하기가 아주 어렵고 복잡하게 만들어 놓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등급 조사를 해 보니 레퍼런스와 프리미엄이 있고 레퍼런스가 윗급이다. 레퍼런스 안에는 MM -> XL -> reference 순이다. 레퍼런스에 또 레퍼런스가 있다. 하여튼 최고 등급이 MM이다. 지금은 다시 바뀌어 MM2가 출시되고 있고 레퍼런스 윗급으로 오푸스가 새로 생겼다.
말하자면 뮤직링크 MM은 2010년 경 최고 등급이다. 자료를 찾아보니 국내에서는 2008년 출시가 250만 원이었다가 2010년 290만 원으로 인상되었다. 영국에서도 1,600파운드 즉 255만 원이나 한다. 최상급다운 고가의 제품이다. 그런데 중고가가 이상하다. 70~80만 원 사이에서 거래가 된다. 290만 원짜리가? 횡재인가 아니면 골칫거리 물건? 폭풍 검색을 해 보았지만 자료가 별로 없다. 비인기 제품으로만 여겨졌고 그래서인지 장터에 나온 물건은 일주일 동안 나가질 않았다. 더 이상한 것은 원래 포장 상자인데 물건은 MM인데 상자는 신형인 MM2다.(MM2에도 신형 구형이 따로 있다고 한다) 판매자에게 물어보니 자신도 중고로 구입할 때 그냥 같이 따라온 상자라고만 말한다. 나는 혹시 MM2로 업그레이드한 것이 궁금해서였다.
결국 나도 일주일 간의 장고 끝에 사기로 마음먹는다. 지방이었지만 하루 만에 택배가 도착하였다. 상자가 엄청 크다. 선재가 또 뻣뻣하여 사용하기가 좀 그렇다. 하여튼 기대반 우려반으로 시청을 하니 첫인상은 나쁘지 않다였다. 회사 명칭대로 트랜스페어런트 즉 투명도가 좋아 두루두루 무난한 편이었다. 그런데 한참을 들으니 고역의 산만함이 느껴진다. 최상급인데? 의심의 눈초리는 단자로 향하게 된다. 먼저 플러그는 독일제 ABL이다. 옛날에 구입했던 타이스 레퍼런스에도 사용된 단자다. 오디오용 단자가 없던 시절에 주로 쓰던 것으로 최근까지 인기 있는 독일제 메네케스와 유사하지만 값은 반 값이다. 메네케스가 만 원인데 ABL은 오천 원이다. 싸구려다. 접지 단자의 연결도 쉽지 않은 염가형 일반 단자다. 물론 백 년이 넘은 회사이지만 오디오용이 아닌 일반 단자를 만드는 회사다. 메네케스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