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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ce - Purple Rain O.S.T
음반리뷰추천 > 상세보기 | 2016-04-26 07:55:49
추천수 44
조회수   1,503

제목

Prince - Purple Rain O.S.T

글쓴이

유충현 [가입일자 : 2010-06-25]
내용




프린스 퍼플 레인 O.S.T

 

가끔 누군가 나에게 이렇게 묻고는 한다. 음악을 아주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가장 추천할 만한 음반을 하나 꼽는다면 무엇일까요? 나는 이렇게 답하고는 한다. 남에게 추천이라기보다 나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음반을 들라면 하나는 프린스의 퍼플 레인이고, 또 다른 하나는 지미 헨드릭스의 아 유 익스피리언스트라고.

 

두 곡의 빌보드 넘버 원 싱글(When doves cry & Let’s go crazy), 몇 곡의 탑 10 싱글 Purple Rain, I Would Die for U) 게다가 수천 만장이라는 기록적인 음반 판매량에도 불구하고, 본 앨범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음반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나마 이 음반이 그의 가장 대중적인 앨범이기는 하지만.

 

그를 사랑했던 팬의 한 사람으로서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그와의 추억을 더듬어 몇 줄의 추모사라도 남기는 게 도리겠다.

 

나는 어려서부터 음악을 좋아했지만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음악을 파기 시작했다. 듣는 것보다 연구했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각종 차트를 외우고, 음악 잡지를 모조리 사서 기사를 하나하나 정독하며, 음반을 선별하여 수집하기 시작한 그때, 프린스가 등장했다.

 

당시 나의 삶은 이랬다. 주말에 아메리칸 탑 포티를 주한미군방송으로 들으면서(당시 빌보드 키드들이 아임 케이시 케이즘이라는 인트로를 얼마나 학수고대 했던가) 순위를 모두 받아 적고, 다음 주 월요일 아침에 학교에서 음악 좀 안다는 친구들이 모여 순위에 대한 장광설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그런데 모두가 프린스의 비둘기가 울 때가 정상을 차지한 것은 의외라는 표정이었다. 어떻게 이런 노래가?

 

사실은 나 역시도 의외긴 했지만 짐짓 아닌 척 했던 기억이 난다. “거봐라. 내가 뭐랬냐. 이 곡은 확실히 뜬다니까.” 소위 허세였다. 당시 내가 들었던 프린스의 음악은 당시 유행하던 음악 스타일과는 너무도 클래스가 다른 음악,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한마디로 이질적인 음악이었다.

 

이후 모든 음악 잡지는 프린스에 대한 기사로 도배가 되었다. 황제 마이클 잭슨에 대한 황태자의 도전. 물론 대중적 파급력에서 프린스는 결코 마이클 잭슨을 넘어서지 못했다. 엔터테인먼트 측면에서는 분명히 마이클이 우위였다. 그러나 나는 프린스에게 한 표를 던지고 싶다. 그 이유는 프린스의 음악이 진보적이어서가 아니라 남다른 것을 갈망하는 나의 감성에 부합했기 때문이다.

 

음악적으로 금 수저를 물고 태어난 탓에 마이클에게는 뛰어난 스승과 동료들이 주변에 많았다. 당대를 주름잡던 흑인 뮤지션들 모두가 그의 친구라고 보면 될 것이다. 반면 프린스는 상대적으로 고립된 천재의 기질을 갖고 태어난 듯 보인다.

 

프린스의 자전적 영화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인 본 앨범에서 그는 모든 곡을 만들고 연주하고 심지어 프로듀서까지 도맡았다. 이탈리아계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하이브리드. 영화 속에서 그려진 그의 가족사는 엉망진창이었다. 다만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 음악인이었던 관계로 그는 부모에게서 음악적 기질만 물려받았던 것 같다.

평단에서는 프린스의 음악을 슬라이 스톤과 지미 헨드릭스의 결합이라고들 말한다. 훵크와 싸이키델릭.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의 음악은 장르를 구분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다층적이다. 심지어 Around the world in a day 앨범은 최초의 블랙 프로그레시브 음반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굳이 그의 음악을 표현하자면 프린스 팝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금지곡으로 묶여 국내 방송에서는 물론 라이센스 반에서도 삭제되어야 했던 렛츠 고 크레이지와 When Doves Cry를 들었을 때 심상치 않은 기타워크가 귀를 강하게 자극한다. 기타리스트로서의 정체성은 거의 모든 곡에서 두드러진다. 프린스는 지미 헨드릭스의 감성은 지녔으되, 지미의 풍부한 양감 대신 앙칼진 예리함을 장착했다.

 

무려 9분에 가까운 킬러트랙 퍼플 레인은 한 번도 길게 느껴진 적이 없다. (이 노래는 싱글 커팅된 것만 해도 기록이 아닐까 싶다. 원래는 11분이 넘는 대곡이며, 스튜디오가 아닌 라이브 연주곡이었는데 편집하여 3분 가까이 줄였다고 한다) 곡 후반부에 전개되는 스트링 섹션은 팝을 넘어 고상한 수준에 이른다.

 

브라스 섹션, 스트링 섹션, 전율의 기타 솔로 등등 각종 다기한 장르들의 모험적인 융합으로 80년대를 도발했던 그의 음악은 에로티시즘이 더해져 밀교적 분위기마저 자아낸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도저히 적응될 것 같지 않던 그의 음악을 들으며 나의 음악 내공이 다져진 것 같다. 이제 객쩍은 소리 집어치우고 그의 음악 속에서 되살아나는 앳된 나와 만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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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규 2016-05-01 18:42:26
답글

퍼플 레인 O.S.T 만 아니라
프린스의 음악 모두는 제 인생의 Sound Track입니다.
중학교 1학년때 Purple Rain 부터 30년 넘게 매년 앨범을 내놓던 프린스 였기에 제 인생의 중요한 기억들은 프린스의 음악과 연결되어 있죠.
고마웠어요 프린스.

유연중 2016-05-18 01:11:07
답글

진정한 천재 뮤지션...그의 노래 그리고 새로운 기타소리 이제 들을수 없다는 사실..많이 아쉽고 아쉽네요.
R.I.P PRI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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