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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퀄라이저를 조금 조정했더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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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2 20:42: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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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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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퀄라이저를 조금 조정했더니..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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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국 [가입일자 : 2014-09-20]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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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난 일입니다.
지난 몇개월간 저역대를 잡기 위해 정말 많은 일을 했습니다.
내노라하는 튜닝제를 써보기도 했고, 스피커를 바꿨다 원상복구도 하고, 앰프도 여러대 들락거렸지요.
효과가 아주 없진 않았습니다만, 되려 또다른 문제를 발생시키는 결과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정말 암담했습니다. 수업료도 정말 많이 나갔지요.
제가 느끼기에 제 시스템의 문제는 나갈 길(?)을 못 찾는 저역이었습니다.
부밍은 없었지만, 저역이 중고역대에 덕지덕지 엉겨붙어 소리를 대책없이 무겁게 해 음악성을 떨어뜨렸죠.
정보량이 많은 곡의 경우에는 저역 덩어리들이 무대 곳곳에 구름처럼 떠다니며 답답한 그림자를 만들었지요.
이어폰으로도 곧잘 듣는 음악들이지만, 오디오시스템에서 재생하면 감상에 지장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만병통치약처럼 추앙받는 산삼줄거리같은 케이블들도 수십종을 들여봤지만, 짜고 달게 하는 양념느낌에 가깝고
소재를 근본적으로 건드리지는 못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덕분에 옷장에 케이블만 잔뜩 쌓여있네요.ㅎㅎ (그래도 필요할때는 매우 재미난 튜닝포인트라 생각합니다.)
아무튼 해볼건 다 해봤다 생각하고, 공간이 바뀌지 않는한 답이 없다로 결론 내렸습니다.
그러다 얼마전 기기들 먼지 닦다가 우연히 사용중인 앰프의 톤 콘트롤에 눈길이 가게 되었습니다.
왜 저걸 써볼 생각을 못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저역 컨트롤을 반쯤 내렸습니다.
그리고 나오는 재생음..
눈 앞이 하얘지더군요.
룸튜닝재, 케이블, 소스기기교체, 앰프교체 등으로 지나왔던 가시밭길이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지나갔습니다.
그 자리에 앉아 한시간 정도를 멍하니 음악만 들었습니다. 사운드의 인상 자체가 달라지더군요.
그렇게 신혼 기분(?)으로 하루 이틀이 지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톤 콘트롤을 사용해 밀가루 반죽하듯이 음을 주무르는건 반칙 아닌가?
이 정도의 고가 앰프라면 전문가들이 최적의 레시피로 음을 조율해놨을텐데, 그걸 내가 임의로 건드린다면
내가 지불한 가치에 대해 내 스스로 훼손하는 격이 아닐까?
알 수 없는 숭고(?)한 마음이 일어, 톤 콘트롤을 원래대로 돌려놓고 다시 들어봅니다.
한곡이 채 끝나기 전에 "아.. 이젠 이렇게는 정말 못 듣겠다."라는 생각이 번뜩 듭니다.
이퀄라이저 조정이라는게 단순히 특정 주파수대의 게인만을 조절하는 것인지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간단한 조작으로 너무나도 큰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고로 현재는 앰프의 톤 콘트롤은 플랫으로 맞춰두고, 음악 재생프로그램인 ROON의 EQ를 조절해 사용중입니다.
제가 여러번 비교청음해보니 앰프의 톤 콘트롤로 조작하는 것보다 더욱 정교한 느낌이 들더군요.
여전히 이퀄라이저 조정이라는 것이 임시방편적이고 트릭(?)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들긴 하지만,
흘러나오는 재생음을 듣고 있자면 이거 아니었다면 음악을 감상하기 힘들었겠다는 안도의 한숨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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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부분 앰프들이 거의 톤콘트롤 기능을 지원하지 않고 있습니다만, 일부 고급앰프중에는 지원하기도 합니다. 단순히 트레블 베이스에 대해 +/- 12dB 정도만 커버해 줘도 사실 각자의 청음환경이나, 사운드 취향에 맞게 수월하게 조절해서 사용하는데 아주 많이 도움이 되는 기능입니다.
그런데, 왜 아주 유용한 기능을 거의 대부분 앰프에서 삭제했을까요 ?
제 개인생각에, 고도의 마켓팅 술책이 작용한 배경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각자의 취향에 맞는 사운드 튜닝에 어려움이 있어야, 구입후에 이런걸 핑계로 기종을 변경해야 할 구실이 주어지므로써, 기기들이 자주 순환될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는것이고, 아울러, 각종 악세사리들을 팔아먹을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되는 이유에서이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물론, 그네들의 이유는 최고의 음질을 구현하기 위해서 음질을 저하시킬수 있는 톤콘트롤 기능을 삭제한다는 나름 그럴싸한 핑계를 대기는 합니다만.. 이런 이유로 톤콘트롤에 대한 편견이 생긴 배경이 된것 같기도 합니다.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나름 그간 이렇게 생각해 왔던 이유가, 바로 박경국님께서 겪어오셨던 시행착오의 경우와 그대로 부합되는 상황인것 같습니다. 아무런 문제가 있는것도 아닌, 단순한 톤콘트롤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를, 스피커바꿔보고, 케이블 바꿔보고, 앰프도 바꿔보고.. 온갖 시행착오를 거의 모두 비슷하게 답습하고 있다는 말씀이지요. 알게 모르게 호갱이 되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인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일부분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긴 합니다. 사실 이 기능이 모두 지원된다면, 각자의 취향에 맞는 음질의 튜닝에 별 어려움이 없어서, 기기들의 신규구매수요나, 기변에 대한 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것이에, 사업에 막대한 어려움이 있을것 같긴 합니다.
저는 그래서, 제 장비를 구입할때, 기본적으로 프리에서 EQ나 톤콘트롤이 지원되는 제품을 선택해서 운영중에 있긴 합니다. 매킨토시의 프리는 8밴드 EQ 를 지원하거나, 트레블/베이스의 톤콘트롤기능을 지원하는 제품이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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