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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를 접지 못 하는 이유~~
HIFI게시판 > 상세보기 | 2018-03-21 22:42:05
추천수 2
조회수   3,136

제목

오디오를 접지 못 하는 이유~~

글쓴이

송건호 [가입일자 : 2003-12-09]
내용

지난 토요일

홍대 앞 단골 LP가게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물론 CD도 있죠)



실장님이 참 좋으셔서 꼭 고객과 판매자라는 일반적인 형식에 매이지 않고, 무슨 음악 같이 듣는 동지를 만나는 것 같은 느낌으로 그곳에 오시는 다른 손님들과도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되어 음악 좋고 오디오 좋아하는 사람들의 일종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곳 입니다.



제가 쳇 베이커의 음반을 걸어 놓고 듣고 있는데,

한 이쁜 젊은 커플이 손님으로 와서 이것 저것 살피다 제기 틀어 놓은 음악에 반응을 하며 이것은 누구의 음악이냐고 궁금 해 하길레 소개 해 주며  영화 "본 투비 블루"의 실제 인물이라고 했더니 반가와 하며 LP를 집더군요.



사실 저는 여기 직원이 아니고 단골 손님이라고 얘기 해 주며 몇 가지 고전 음악과 재즈 LP들을 틀어 주니 너무 행복 해 하며 제가 권하는 음반들은 거의 어느 사이 그 부부의  손에 들려 있더군요.

손님이 손님에게 영업을 한 거죠 ㅋ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둘의 그 모습이 너무 이뻐 보이더군요.

(본인들이 고른 몇장의 LP와 대략 쳇 베이커,자니 하트만 그리고 르네 야곱스의 모자르트 레퀴엠 실황 그리고 마장에서 나온 셰링과 코간의 음반 그리고 쭈 샤이오 메이 여사가 연주한 바흐 음반등을 구입 해 갔습니다.)



그 부부를 보며 생각이 많아 졌습니다.

많은 오디오 매니아들이 배우자와 같이 취미를 공유하지 못 하고 일종의 탄압을 받는 경우도 많은데 같이 취미를 공유하니까 참 좋구나 하는 생각도

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난다면 둘의 음악을 같이 듣는 모습에 아이가 행복하지 않을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갑자기 난 왜 이렇게 LP를 좋아하고 오디오를 좋아할까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는 생각이 난 내용 입니다)



사실 저의 유년 시절 부모님은 하루가 멀다하고 다투셨습니다.ㅜㅜ



너무 힘들고 어려운 시절

그래도 유일하게 좋았던 시간은 아버지께서 진공관 앰프에 전원을 넣으시고 LP위에 바늘을 올려 놓으시면 잠시의 침묵의 시간 후에 여러가지 신비한 음악들이 흘러 나왔는데, 그 시간만큼은 두 분이 다투시지 않으신다는 일종의 신호였고 잠시나마 행복한 시간이 흐를 것이라는 마법과도 같은 순간이 되었던 거 같으네요.



그 순간이 너무 따스하고 행복하고 좋았던 것일까요

50년이 가까운 시간 동안 제가 LP를 옆에 끼고 놓지 않고 여전히 LP를 새로 구입하는 것을 보면요.



음악을 듣게 해 주는 오디오가 너무 좋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전히 설레는 맘으로 집으로 들어서서, 여러 개의  카트리지 중에 하나 선택하여 오디오에 전원을 넣으면 여전히 수천명의 세계 최고의 가수, 연주자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오직 저만을 위해 연주 해 주고 노래 불러 주고 저를 울고 웃고 해 줍니다.



많은 양의 LP가 짐스러운 거 같아 좀 가볍게 해 보고 싶어도

한장 한장의 LP로 들었던 악흥의 순간들을 결코 잊을 수 없어

수천가지의 구입 할 때의 에피소드를 지닌 추억들을 결코 버릴 수 없어

그 LP들을 죽을 때까지 매일 한장씩 들어도 결코 다 못 듣는 양으로 가지고 있는 욕심을

결코 내려 놓지 못 해서 오디오를 계속 하고 음악을 계속 들을 수 밖에 없네요.



오디오란 취미 접는다는 말씀들 마시고 귀가 먹어 못 들을 때까지

음악을 들었으면 합니다~~~



좀 불편해도 너무 재미 있는데 버릴 순 없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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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호 2018-03-21 23:20:39
답글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황대영 2018-03-21 23:46:49
답글

이런 수필과도 같은 음악이나 오디오에 관한 개인적인 추억은 읽으면서도 참 흐뭇해지고 재미있습니다.

김민수 2018-03-22 00:37:44
답글

끝까지 다 읽고 오디오 (전원) 접지를 못하는 이유가 아니라는걸 이해한 자.

박종은 2018-03-22 01:00:16
답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승현 2018-03-22 03:42:33
답글

글을 읽으니 마음에 따듯해 지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유현호 2018-03-22 04:01:07
답글

화이팅^^^^~~~~

조용범 2018-03-22 07:06:45
답글

저도 여자는 버려도 음악은 못버리고 있는데 정상인지 누구한태 물어볼수도없고.ㅡ.ㅡ

유현호 2018-03-22 08:44:52

    조금 정상이 아니신것 같기도 ㅋㅋ 저도 그런것 같기도 하구요^^^^^^홧팅

조용범 2018-03-22 13:07:39

    그게 좋은게 친구나 기타등등은 찾기힘든데 음악은 내가찾으면 항상거기있으니 더좋아하는거 같어요. 술도여.

정동헌 2018-03-22 11:23:51
답글

접지 못하신다고 하길래 이중접지로 그라운드 루프가 돌거나 아니면 집 전원에 접지공사가 안되어있어서 그런가보다 하고 들어왔다가 따뜻한 글 잘 읽고 갑니다^^

방두영 2018-03-22 12:09:49
답글

그 음악을 접할때의 감정, 음반을 구했을 때의 만족감,

그리고 재생할 때마다 색다른 추억의 즐거움.

그래서 음반의 추억은 그 거리 그 도시의 추억이 있기에

추보적인 거 같습니다. 말끝이 좀 이상해서 수정했습니다.

송수종 2018-03-22 13:01:41
답글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저역시도 부부가 같이 음악을 좋아하는 부부들이 젤 부럽습니다.

채성수 2018-03-22 15:21:54
답글

공감되고, 따뜻해지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안진수 2018-03-22 21:42:49
답글

접다니요
살이가는 이유인걸요
퇴근 시간 앞두고 귀가길에 오늘은 무얼 가지고 무얼 들을까 하는 설레임으로 집에 온답니다

출근 전에도 한두곡 걸어 두고 듣다보면 벌써 집에 나갈 시간이 되곤 합니다

요런 장난감은 가성비가 최고이고요
여전히 마눌 눈치를 보아야만 하는 게 없다면 금상첨화이겠지만요
생각해보면 마눌의 눈에서 나오는 레이저 때문에 기기를 너무 벌리지 않게되는 선순환적인 면도 없지 않더군요

이수영 2018-03-22 23:43:18
답글

좋은글 잘 봤습니다

뭔짓을 해도 가만히 봐주는 마누라한테 고맙다는 생각이 드는 글입니다 ...

뭐든 같이 할수 있으면 좋죠 ㅎ

강민구 2018-03-23 08:43:52
답글

전 언제나처럼 혼자 음악 듣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만 음악이 들리고요

참견안하는 제 처가 고맙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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