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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에 숨은 음악을 발견하게 되는 린데만 뮤직북 55
HW사용기 > 상세보기 | 2017-05-14 15:58:42
추천수 28
조회수   3,216

제목

행간에 숨은 음악을 발견하게 되는 린데만 뮤직북 55

글쓴이

노희준 [가입일자 : 2007-09-14]
내용



         

                                     [음악을 책속에 녹여낸 듯한 컨셉으로 만들어진 린데만 뮤직북 55]


1990년대 모터 스포츠의 전설로 등극하는 믹 두한은 혼다의 NSR500과 함께 승전의 기록을 써 내려갔다.
지금은 환경문제로 인해 2스트로크 엔진의 사용이 금지되었지만 당시는 배기량 대비 출력이 4스트로크 엔진보다 높아 모토 GP에서 주류를 이루었던 엔진이었고 혼다는 500cc의 엔진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출력에 이르게 된다.

모토 GP 역시 F1과 같이 레이싱 머신에 대한 규정이 엄격하게 적용된다.

당시 믹 두한과 혼다 레이싱 팀은 어떻게 엔진을 튜닝 하는 가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 교류가 있었다.

스크리머와 빅뱅이 그것인데 스크리머는 엔진의 회전 상태를 전기 모터와 유사하게 만드는 것이며 빅뱅은 의도적으로 엔진의 회전 상태를 거칠게 만드는 것이다.

스크리머 엔진은 고회전까지 매끄럽게 돌아가는 엔진 상태에 따라 ~~~”으로 들리는 연속적인 고주파 음향의 배기음이 마치 비명을 지르는 듯한 소리로 들리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이에 반해 빅뱅 엔진은 전기 모터와 같은 필링으로 회전하는 스크리머 엔진이 이상적이긴 하나 고속의 선회 구간에서 타이어를 슬립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서 출발한다.

엔진의 점화시기를 조절하여 ~~~”이 아닌 ~~~~~이런 식으로 부등 간격 폭발을 유도한다.

회전 상태가 균질 하지 못한 단점을 극복하는 이점은 선회 과정에서 뒷바퀴에 걸린 트랙션으로 인해 라이더가 더 높은 속도로 코너를 돌아가는 능력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믹 두한은 빅뱅과 스크리머 엔진에 훌륭하게 적응하면서 5회 연속 챔피언쉽을 이루었다.

 

이와 같이 동일한 배기량, 같은 형식의 엔진에서도 엔지니어링의 적용 가능성은 상당하다. 

이것은 과연 모터 스포츠에만 적용되는 사실인가?

하이파이의 세계에서도 개성 넘치는 설계자에 따라 다양한 음색의 기기가 만들어진다.

오디오의 구성 요소 중 자동차와 모터 바이크의 엔진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파워 앰프로 생각 할 수 있다.

파워 앰프는 미세한 신호를 증폭하여 스피커의 모터 시스템을 움직일 수 있는 정도의 전류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런데 증폭의 과정에서 무엇이 달라질 수 있을까?

오히려 미세 신호를 처리하는 소스 기기나 프리 앰프의 영향이 더 크고, 최종적으로 소리를 만들어내는 발음체인 스피커의 역할이 가장 큰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오디오파일은 파워 앰프는 출력의 차이와 증폭을 위해 전기를 사용하는 방식에 따라 A, B, AB, D 클래스로 나뉘는 편리한 구별 외에 큰 차이를 두지 않는 경우가 상당하다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같은 클래스, 비슷한 출력의 파워 앰프에서 증폭이 되는 과정에서도 빅뱅과 스크리머의 차이를 엿볼 수 있는 확실한 경험을 할 수 있다면 어떨까?






    [기기를 끌때 나는 적지않은 퍽 노이즈와 의외로 열이 나는 기기의 성격은 차기 제품의 설계에 반영이 되면 좋을 듯 싶다.]

 
 
에이프릴 뮤직에서 출시한 엑시머스 S1 파워 앰프는 상당히 잘 만들어진, 좋은 파워 앰프이다.

2년간 리절루션 칸타타와 짝 지워 사용하면서 크게 흠 잡을 데 없이 서브 시스템의 자리를 지켜왔다.

8 오옴의 125W의 출력은 작은 크기의 새시를 가진 D 클래스 파워 앰프로는 매우 준수한 수준이며, 방열을 위해 적절한 위치에 타공된 홀이 미적 감각을 주는 디자인도 나무랄 데가 없다.

그런데 아무래도 해상력이 좋은 칸타타를 완전히 뒷받침을 해주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출력에 비해 소리의 경향이 조금 가늘다는 느낌과 급격한 다이나믹스가 펼쳐지는 프레이즈를 따라가는 순발력이 조금 아쉽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 이유로 풀레인지에서 열린 벙커 오디오 시연회에 참석한 차에 린데만 뮤직북 55의 대여를 허락 받아 그리 무겁지 않은 뮤직북 55를 에어캡 완충재로 몇 바퀴 둘러 가져왔다. (아쉽지만 늦은 시간에 참석하여 시연회의 소감을 말하기는 어렵다.)

랙에서 S1을 내리고 뮤직북 55를 연결하고서 몇 곡의 음악을 듣는 사이 뚜렷한 차이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일단, 뮤직북 55는 약음의 처리에 매우 능하다.

같은 볼륨으로 같은 구간을 들었을 때, 잘 들리지 않았던 피아니시모로 연주되는 플루트와 어우러지는 팀파니의 작은 드럼롤이 느껴지는 데, 여기에 그치지 않고 팀파니가 다른 드럼 류와는 달리 음정을 표현하는 악기란 것을 확인하게 된다.

급격한 크레센도로 몰아치는 총주에서의 순발력이 뛰어나고 셈여림으로 점점 내려가는 페이드 아웃과도 같은 프레이즈에서 음상이 뭉개지지 않고 또렷하게 악보에 표기된 음표를 정확하게 들려준다.

 

그리고 저역에서의 미세한 표현이 좋다.

보편적인 오디오기기로 분류하기 어려운 가전 및 IT 기기 류들은 저음의 표현이 뭉개져 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소음으로 들리는 경우가 흔하다.

여기서 소리가 아닌 음악을 들려주는 오디오의 존재 가치를 찾을 수 있다.

뮤직북 55는 첼로와 콘트라베이스의 그르렁대는 현의 마찰음과 튜바나 바순의 낮게 깔리는 따사롭고 묵직한 음향이 살아난다.

 

또한 악기의 음색이 잘 들러나게 표현해준다.

70년대 아트 록에 빠지지 않는 단골악기인 멜로트론은 여러 악기의 음향을 녹음하여 건반을 누를 때마다 현악기나 목관악기 또는 코러스의 음향을 이음매 없이 덧대어 들려준다.

이러한 음향은 신비롭지만 매우 불안하고, 슬프지만 신파적이지는 않으며 칠흑같이 어두운 음색을 실감나게 살려내어 들려준다.

그런 이유로 킹 크림즌, 무디 블루스, 바클리 제임스 하베스트, 블랙 사바스 (오지 오스본과 어울린 멜로트론의 음향이 그로테스크하게 표현된 Changes She’s Gone 을 들어보면 멜로트론의 음색을 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등의 밴드가 요긴하게 멜로트론을 사용하였다.

 

마지막으로 음악이 연주되는 스테이지의 크기가 한층 커진 듯한 느낌을 준다.

이것은 특히 대규모로 편성된 관현악곡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데, 북쉘프 스피커를 운용하는 서브 시스템의 특성상 소편성의 실내악이나 성악곡을 위주로 음악감상을 하였던 경험을 잊게 해줄 만큼 만족스런 음향을 펼쳐낸다.

브루크너와 시트라우스 뿐만 아니라 극한의 다이나믹스를 표현해야 하는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에서도 토템의 레인메이커를 조련하듯 음향의 에너지를 술술 풀어내어 확산시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러한 느낌을 종합해보면 좀 더 음악이 생동감 있게 표현하는 음악성을 느끼게 해 준다는 점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같은 형식의 신호 증폭 처리와 유의미한 차이를 두기 어려운 출력 (8 오옴에서 125W S1 120W의 뮤직북 55)임에도 불구하고 청감상 느껴지는 차이가 있었다.

 

여러 곡을 들어보면서 특히나 새롭게 느껴지는 곡들을 정리해보면






                                      [안톤 브루크너, 교향곡 2번 중 1악장, 쾰른 방송교향악단, 귄터 반트]

 

서주의 총주가 끝나고 급격하게 디크레센도로 이어지는 프레이즈에서 팀파니 연주자는 낮은 음의  드럼롤을 글리산도로 연주한다.

평소 서브 시스템으로 이 부분을 들었을 때, 느끼지 못했던 피아니시모로 연주되는 목관 악기의 소리가 살아나고 북면을 솜털 같은 느낌으로 말렛을 두드리는 팀파니 주자의 조심스런 연주가 그려진다.

오디오파일들은 기존의 시스템과 다른 소리나 들리지 않던 소리가 들릴 때, 기기가 갖고 있는 클래스의 차이를 느낀다.

여기에 더해 저음 현악기인 첼로와 콘트라 베이스의 트레몰로가 금관의 광휘를 옹위하듯 음향의 테두리를 채우는 프레이즈에 이르면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채우고 있는 무대의 크기가 한층 더 넓어진 느낌을 받게 된다.

 






                              ?  [King Crimson 2 In The Wake of Poseidon 중 타이틀 곡]

 

불안스런 멜로트론의 음색과 더불어 엇박자의 베이스와 드럼의 조합은 불안정한 이 곡이 가진 아우라를 나타낸다.

록 음악계의 음유시인인 피터 싱필드의 시적인 가사를 부르던 그렉 레이크는 이 앨범이 만들어지던 중 밴드를 떠났고(키스 에머슨과 로버트 칼 팔머와 더블어 ELP를 결성한다.), 로버트 프립의 멜로트론은 슬픈 듯 하면서도 기괴하다.

상당히 복합적인 리듬 섹션 속에서 베이스 기타음이 스네어 드럼과 확연히 구분되어 자기 소리를 내고 있고 멜로트론의 다층적인 화음 속에서 어쿠스틱 기타의 가녀린 피킹이 뚜렷하게 들린다.

마지막 3분여간의 후주에서는 그렉 레이크의 베이스가 리듬 악기에 더해 음정 악기 임을 환기시켜 주며, 멜로트론과 화음을 이루는 음의 윤곽을 쫓다 보면 70년대 록이 달성한 음악성의 성과를 떠올리게 된다.  






                                              [브람스, 현악4중주 2번 중 4악장, 아마데우스 쿼텟]

 

회색 빛 감도는 무채색의 삶을 살았을 것 같은 브람스에게도 이렇게 행복에 가득 찬 시절이 있었는가 할 정도로 현악4중주 2번의 4악장은 화창한 봄날의 따사로운 햇볕처럼 빛난다.

바이올린의 춤을 추는 느낌이 들게 하는 활달한 보잉에 어울려 첼로와 비올라가 리듬을 타듯 받쳐주는 서주는 세상에 드리워진 모든 어둠을 걷어내려는 듯한 에너지로 가득하다.

4대의 현악기기 이루는 앙상블을 표현하기는 어렵지 않으나 바이올린을 바이올린답게, 비올라를 비올라답게, 첼로를 첼로답게 표현하는 오디오는 엔트리 레벨의 기기로는 이루기 어려운 목표라 할 수 있으며 특히, 인간의 음역으로 메조 소프라노에 해당하는 비올라의 음을 구별하기는 매우 어렵다.

 

파워 앰프로도 이렇게 음악이 달리 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린데만 뮤직북 55로 새삼스럽게 느끼는 기회였다.

기존의 S1이 기본이 덜 된 현격히 떨어지는 클래스의 기기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뮤직북 55와의 비교 청음이 크게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 낼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뮤직북 55는 행간에 숨겨진 음악을 드러내는 재주를 가진 기기임을 알게 되었다.

정해진 일정에 따라 기기를 반납해야 하지만 랙에서 빼고 싶지 않은 심정을 오디오파일이라면 공감할 것 같다.

엔트리 시스템에서 기기의 업그레이드를 계획하거나 프리 앰프 기능이 나쁘지 않은 DAC를 갖고 있다면 뮤직북 55는 분명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는 기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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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2017-06-25 18:10:32
답글

잘 읽었습니다. 음악에 조예가 깊으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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